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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현대차 "일본차 비껴"…베트남에서 1분기 판매 1위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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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현대차 "일본차 비껴"…베트남에서 1분기 판매 1위 '가속페달'

日 美 유럽 등 브랜드 텃밭에서 첫 쾌거
'일본 텃밭' 동남아 시장 확대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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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 정책의 전초기지로 삼은 베트남에서 기분좋은 소식이 들렸다. 지난해 연말부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올해 1분기 드디어 현대차가 베트남에서 판매 1위에 올라섰다.

일본 차와 미국・유럽 등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던 베트남에서 첫 쾌거다. 일본 차 브랜드가 장악한 동남아시아로 현대・기아차가 시장을 넓혀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그렇다고 축배를 들 시기는 아니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자동차 영업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황이다.
중형세단 이상의 고급차 시장은 더욱 얼어붙어 있다. 현대・기아차는 기본적으로 경차와 소형차 세그먼트에 집중돼 있다. 시기가 잘 맞은 셈이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도요타로 대표되는 일본 차 브랜드를 비롯해 포드와 벤츠, BMW 등 경쟁 브랜드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영업라인을 정비 중이다. 현대・기아차의 텃밭인 경차와 소형차 시장에 출시를 앞둔 모델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중형차 이상 모델들은 각종 옵션과 외관을 업그레이드한 반면 가격은 인하했다.

물론 현대차도 현재 선전하고 있는 SUV시장과 미니버스 외에도 고급차 시장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2020년은 베트남의 자동차 시장 판도를 가늠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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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의 약진, 절치부심 도요타


각 기관별로 자료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베트남자동차산업협회(VAMA)가 집계한 2020년 1분기 베트남 자동차 판매(현대차 제외)는 총 5만2557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33%가 감소한 수치다.

올해 첫 3개월은 베트남 최대 명절인 설연휴(뗏,Tet)기간과 코로나19사태가 겹치면서 영업이 많이 부진했다. 이는 지난 5년간 가장 낮은 판매량이다. 현대차를 판매하는 TC모터의 판매는 같은 기간 1만5362대로 집계됐다. VAMA와 더하면 1분기 베트남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총 6만7919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랜드별로는 푸조(Peugeot) -56%, 마쓰다(Mazda) -49%, 포드(Ford) -48%, 혼다(Honda) -39%, 도요타(Toyota) -28%, 현대(Hyundai) -8.5%가 하락했다. 이스즈(Isuzu)만 예외적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20년 1분기 27%의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스즈는 주로 상업용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전체적인 감소추세속에서도 한국 브랜드들이 톱 10에 5개 모델을 올리며 선전했다. 현대차는 엑센트, 그랜드i10, 산타페, 투싼 등 4개모델을, 기아차는 세라토가 올랐다. 나머지는 도요타 2개모델, 미쓰비시, 포드, 마쓰다가 각각 1개씩 이름을 올렸다. 현대는 전체 판매량에서도 도요타(1만3748대)를 앞질렀다.

지난해 베트남 자동차시장은 34만8000대로, 전년(28만8000대)대비 21% 증가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지난해보다 15%이상 실적 감소가 예상되지만 여전히 현지인들의 구매욕구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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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차 텃밭 택시시장 진출하는 일본 브랜드


현대와 기아차가 독점해 온 경차의 주력시장인 베트남 택시업계에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거세게 도전해 오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택시용 차량을 고른다면, 친숙한 현대 i10과 기아 모닝 말고도 4억 동(약 2000만 원) 수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가 많아졌다"고 보도했다.

2~3년전만 해도 베트남 사람들 대부분은 택시용 차량으로 현대 i10이나 기아 모닝을 떠올렸다. 지금은 이 2개 모델외에, 스즈키 셀레리오, 도요타 위고, 기아 솔루토, 미쓰비시 아트리지 등 다양한 차량을 비슷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소형차인 스즈키 셀레리오 1.0 MT와 CVT를 태국에서 수입하는 가격은 각각 3억2900만 동(약 1645만 원), 3억5000만 동(약 1750만 원)이다. 해치백 형태로 디자인은 약간 구식이다. 수동 에어컨에 다방향 전면 램프를 장착하고 있다. 앞 좌석용 에어백 2개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한 도요타 위고는 셀레리오보다 1600만~4600만 동(약 80만~230만 원)가량 비싸다. 프로젝터 유형 할로겐등, LED등, 주차 센서 등 몇 가지 뛰어난 장비와 멋진 외관을 지니고 있다. 위고 G 1.2AT 버전에는 7인치 센서 화면과 DVD 플레이어가 있다. 특히 위고의 내부 공간은 A급 자동차보다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 솔루토의 3가지 버전 중 표준 MT 모델 가격만 4억 동 이하다. 솔루토 MT 디럭스(Deluxe)와 AT 디럭스 버전의 가격은 각각 4억2500만 동(약 2125만 원), 4억5500만 동(약 2275만 원)으로 너무 비싸다. 기아 솔루토 MT 구매자는 3억9900억 동(약 1995만 원)에 할로겐등, 접이식 거울, 시밀리(simili) 좌석 등의 옵션을 장착할 수 있다.

미쓰비시는 아트리지의 디자인은 보강하고 가격은 낮춰 3억7500만 동(약 1875만 원)에 판매한다. 아트리지는 베트남에 수입된 B급 세단중 가장 저렴하다. 아트리지 CVT의 가격은 4억6000만 동(약 2300만 원)이다. 판매 가격 4억 동 정도의 B급 자동차는 내부 공간과 외형이 뛰어난 반면 내부 장비는 A급 모델보다 다소 떨어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택시용 차량으로 수동 기어와 기본 장비를 갖춘 B급 자동차가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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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력시장 소형차 두고 韓・日전 격화


베트남 소형 승용차 시장에서의 한일간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소형 승용차는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판매 비율 22.3%)으로, 판매 순위에 따라 전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다.

2019년말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1위는 도요타 비오스(Vios), 2위 현대 액센트(Accent), 3위는 혼다 시티(City)다. 이 3개 소형차가 상위 10위 모델 전체 판매량의 약 80%를 차지한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소형 승용차 시장에서 이 상위 3개 모델이 '별도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4~10위인 기아 솔루토(Soluto), 미쓰비시 아트리지(Attrage), 마쓰다2, 닛산 서니(Sunny), 스즈키 시아즈(Ciaz)는 소형 승용차 시장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도요타 비오스와 현대 액센트가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과 기능, 가격을 적절하게 변경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두 모델이 엎치락 뒤치락 한일전 양상이다.

실제로 베트남 소형 승용차 시장은 판매가 기준으로 6억 동(약 3000만 원)이상, 4억5000만~5억5000만 동(약 2250만~2750만 원), 4억 동(약 2000만 원)이하의 3개 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판매가 6억 동 이상 등급에는 비오스, 시티, 마쓰다2가 포진해 있다. 중저가인 4억5000만~5억5000만 동 등급에는 엑센트, 서니, 시아즈가, 가장 저렴한 4억 동 이하 등급에는 아트리지, 솔루토가 포함된다.

기아와 미쓰비시는, 자산이 적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고객층을 겨냥해 솔루토와 아트리지를 출시했다.

기아의 베트남 합작 법인인 쯩 하이(Truong Hai, 이하 Thaco)는 지난해 9월 판매가 3억9900만 동에 솔루토를 출시했다. 솔루토는 중대형 해치백 차량 수준의 품질에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서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긴장한 도요타는 비오스 1.5E MT를, 솔루토 AT 디럭스(4억5500만 동)를 겨냥해 4억7000만 동에 내놓기도 했다. 타코는 뒤이어 태국에서 수입한 마쓰다2 2020를 올해 초 출시했다.

마쓰다2는 솔루토보다 판매가가 높은(5억900만~6억4900만 동) 대신 안전 패키지 기능을 추가했다. 'i-액티브센스'라는 이름의 안전 패키지에는 사각 지대 및 차선 이탈 경고, 스마트 브레이크 보조, 헤드 라이트 등의 기능이 포함된다. 미쓰비시는 조만간 아트리지2020을 출시할 예정아다. 이전 버전의 평범한 디자인을 개선하고 기능을 개선하는 한편 판매가는 인하했다. 전동식 접이 거울, 운전석 팔걸이, 계기판, 항정 제어 장치, 후방 카메라를 장착했다. 판매가는 이전 보다 1500만 동 낮춘 3억7500만 동이다.

베트남 시장에서 미쓰비시의 픽업 트럭 엑스팬더(Xpander)가 인기를 끌면서 아트리지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고객들은 아트리지와 엑스팬더의 다이나믹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트리지와 솔루토가 새로운 모델을 통해, 가격과 기능면에서 소형 승용차 시장에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더 낮은 가격에 중형 세단 형태의 소형 승용차를 만들어 고객의 선택폭을 넓혔다는 것이다.

현대, 기아와 도요타, 미쓰비시는 소형 승용차 시장을 중심으로, 베트남 자동차 시장 전체에서 계속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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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급부상 SUV시장 할인전쟁


떠오르는 시장인 SUV차량들은 할인 전쟁이 시작됐다. 대리점별로 자동차 구매시 현금, 액세서리, 주유 티켓을 지급하거나 등록비를 무료로 해주는 등 고객 유치전이 치열하다. 소형차 위주였던 시장 수요가 7인승 SUV로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자동차 업체들이 베트남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적인 할인 행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포드는 에베레스트 가격을, 버전에 따라 6000만~9000만 동(약 300만~450만 원)씩 할인하고 있다. 도요타는 등록비 면제, 액세서리 할인 등의 방식을 통해 포츄너의 가격을 5000만 동~8000만 동(약 250만~400만 원)씩 깎아준다. 포드는 지난달부터 익스플로어의 가격을 3억 동(약 1500만 원) 할인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에 익스플로어는 베트남에서 20억 동(약 1억 원) 미만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스바루 베트남은 포레스터 전 모델을 1억8000만 동(약 900만 원)씩 할인, 판매한다. 판매 가격은 올 뉴 포레스터 iL 2.0L CVT가 9억6700만 동(약 4335만 원), 포레스터 i-S 2.0L- CVT 버전(360도 카메라 장착)은 10억5700만 동(약 5285만 원)이다. 차선 이탈 방지, 전방 추돌 경고 등 스바루만의 신기술을 적용한 최신 버전은 11억2700만 동(약 5635만 원)이다.

미쓰비시는 베트남 판매 1위인 엑스팬더를 제외한 전 모델을 할인, 판매한다. 그중 아웃랜더와 파제로 스포트의 할인률이 가장 높다. 파제로 스포트 디젤 4x2 MT는 1억 동(약 500만 원)이상 인하해, 모든 옵션을 포함한 판매 가격은 9억2000만 동(약 4600만 원)이다. 디젤 4×2 AT 버전은 7억2000만 동(약 3600만 원)이다. 미쓰비시 아웃랜더 2.4 CVT 프리미엄은 판매 가격을 최대 7000만 동(약 350만 원) 낮추었다. 등록비 면제, 현금 7000만 동 지급을 통해, 판매가가 11억 동에서 10억4800만 동(약 5240만 원)으로 할인된다. 미쓰비시는 재고량이 소진되면, 이 모델을 더 이상 베트남 시장에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다.

빈패스트가 수입, 판매하는 SUV 쉐보레 트레블레이저 판매가는 1억 동(약 500만 원) 가까이 할인하고 있다. 혼다는 대리점별 한정 수량에 역대 최대 할인율을 적용, 판매하고 있다. 혼다 HR-V는 1억5000만 동(약 750만 원)까지 할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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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세단 시장 현대 '제네시스' 먹힐까


현대차의 최고급 럭셔리 대형 세단 제네시스 G90이 한국출시 4개월만에 베트남에 공식 상륙하며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부지방 유명 해안관광도시 다낭(Da Nang)에서 첫선을 보인 제네시스 G90은 이미 베트남시장에 진출해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아우디 A8 그리고 렉서스 LS500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BMW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많은 세그먼트에서 자동차를 업그레이드 했다. BMW의 베트남 유통사인 타코(THACO)에 따르면 4월 320i 스팟 라인(Sport Line)을 갖춘 3시리즈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분기와 4분기에 BMW는 730Li 퓨어 엑셀런스, 730Li M 스포트 및 Z4 등 7시리즈의 페이스 리프트(facelift) 모델을 소개할 예정이다

벤츠는 SUV세그먼트에서 GLB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세계시장에 내놓는 신모델로 이 5+2좌석을 갖춘 SUV는 BMW, 아우디(Audi), 렉서스(Lexus) 등 경쟁사를 겨냥한 것이다. 스포츠카 부문에서, GT-R을 선보이는 벤츠가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BMW보다 한발 앞서 있다. 이번달 안에 메르세대스-AMG GT R이 출시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코로나19상황으로 하노이에서 예정됐던 F1대회가 연기되면서 GT-R 라인이 언제 도입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벤츠는 AMG GT 버전 GT 53, 고성능 버전의 AMG A35 및 A45S를 갖춘 ‘A-Class’의 신규모델을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아우디는 간만에 업그레이된 A4와 Q7 모델을 선보인다. Q7은 벤츠의 GLE, BMW의 X5를 겨냥한 모델이다. 차세대 Q3 모델도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모터쇼(VMS) 2019에 한 번 등장했지만 당시에는 샘플 디스플레이였다. 이번에 가져오는 2020년형 Q3는 기본장비와 옵션을 업그레이드 한 상용 차량버전이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