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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빈 스마트폰, 베트남시장 점유율 18% '무서운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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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빈 스마트폰, 베트남시장 점유율 18% '무서운 잠식'

빈그룹의 스마프폰 빈스마트 15개월 만에 톱3진입…Bkav 베트남 돌풍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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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VinGroup)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느새 ‘찐’ 삼성(Samsung)을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빈그룹의 스마트폰 생산회사인 빈스마트(Vinsmart)는 출범된 지 15개월 만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8%에 도달하면서 상위 톱3에 올랐다. 무서운 속도다. 베트남내에서는 애플은 뒤로 한 채 삼성, 오포(Oppo)의 턱 밑까지 쫓아왔다.
글로벌 마켓 리서치 회사인 Gfk의 2020년 3월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빈스마트가 판매하는 V스마트(VSmart)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6.7%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출범할 당시만 해도 성공여부조차 알수 없었던 빈스마트의 앞에는 이제 삼성(30.1%)과 오포(22.4%)만 있을 뿐이다. 그 뒤로 비보(Vivo) 7.7%, 샤오미(Xiaomi) 5.5%, 애플(Apple)이 5.2%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현재 언론들이 집계한 최신 데이터를 적용하면 4월 1째주까지 빈스마트의 점유율은 18%로 더 올라갔다. 올 1월 7.7%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며 불과 2달만에 2.5배 이상의 성장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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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섭게 성장한 빈스마트…삼성-오포 '턱밑 추격'


이처럼 무서운 속도의 성장세는 모기업인 빈그룹의 베트남 내 존재감과 그룹 자회사와 연계된 막대한 영업인프라에 '메이드 인 베트남(Made in Vietnam)'을 내세운 애국 마케팅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품질대비 저렴한 가격,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 등도 성공요인으로 분석된다.

Gfk에 따르면 무엇보다 가격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었다. V스마트폰은 100만~300만 동(약 15만 원)의 가격으로 중저가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은 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 1월 1%에 불과하던 100만 동(약 5만 원)미만의 스마트폰 시장은 3월 전체시장에서 비중이 4.4%까지 커졌는데 그 중 V스마트가 77%를 차지했다. 또 같은 기간 200만 동(약 10만 원) 미만의 시장은 6.5%에서 11.1%로 커졌는데 V스마트가 70%를 점유하고 있다. 디자인과 가격대에서 최적의 품질과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저가 시장이 주력이지만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중간 가격대에서도 서서히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2019년 8월 삼성은 갤러시(Galaxy) A30, A10, A10s, M20등의 모델로 300만~500만 동(약 25만 원)의 가격대에서 46.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당시 V스마트는 2019년 11월부터 V스마트 라이브(Live)를 최대 50% 할인해 300만~500만 동 시장에 빠르게 진출했다. V스마트 라이브는 4GB RAM 버전의 경우 699만 동(약 35만 원)에서 349만 동(약 17만 원)으로, 6GB RAM 버전의 경우 779만 동(약 40만 원)에서 379만 동(약 18만 원)으로 내렸다.

탄력적인 가격정책 덕분에 2020년 3월 말까지 V스마트 조이3(2GB 및 3GB RAM 버전)는 2300만 동(약 115만 원) 미만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3대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은 13.3%를 차지했다.

짧은 기간에도 빈스마트가 빠르게 자리잡은 것에는 빈그룹이라는 브랜드를 빼놓을 수 없다. ‘요람에서 무덤까지~’까지라는 말에 어울리게 부동산부터 의료, 교육, 유통, 전자, 자동차 등 실생활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빈그룹의 존재는 제품마다 국민 브랜드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여기에 막강한 자회사 인프라까지 겸비했다.

실제 빈스마트 휴대폰은 빈그룹의 부동산 자회사 빈홈즈(Vinhomes)의 아파트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무료로 지급되고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부동산 회사인 만큼 시장 점유율 증가에 많은 부분을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빈스마트는 이외에도 Gioi Di Dong, FPT Shop, Viettel Store, Cellphone S, Hoang Ha Mobile, Viet Mobile 등 베트남 내 모든 전자기기 매장과 제휴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에 대해서도 V스마트 제품을 구매하면 18개월간의 보증기간과 101일간의 교환기간 등을 두고 있다. 다른 모바일 브랜드, 특히 중국 브랜드들은 이 같은 보증기간이 없다. 이러한 요소들은 현지사람들에게 ‘메이드 인 베트남’이라는 자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빈스마트는 여기서 더 나아가 온라인 판매망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오프라인 판매가 85.4%, 온라인 판매는 14.5%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스마트폰의 온라인 판매비중은 29%까지 증가했다. 삼성의 경우 온라인 판매 비중이 전체 영업채널에서 40%까지 육박한다.

빈스마트 쩐 민 쭝(Tran Minh Trung) 부사장은 “2020년 초부터 지금까지 260%의 성장률로 출범 15개월 만에 16.7%의 시장 점유율에 도달했다. 우리는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제품을 계속 최적화하는 것이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향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빈스마트는 12개의 전화 모델과 5개의 스마트 TV 모델을 출시했으며 미얀마와 스페인, 러시아로 시장을 확장했다. 미얀마 최대 가전업체로 1500개 점포를 보유한 스트롱 소스(Strong Source)가 유통을 맡았다. 또 유럽 최대 가전 유통업체인 미디어마켓(Media market)90의 점포와 유통망을 통해 스페인에 진출했으며, 러시아에서는 TEF 트레이딩(Trading)과 협력관계를 체결했다. 빈스마트는 인도와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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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kav. 베트남산 돌풍에 합류하나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빈그룹의 눈부신 성장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무시못할 기업이 하나 더 있다. 주인공은 Bkav사 다. Bkav는 백화대와 하노이 공대 출신들이 만든 회사로 한국의 안랩같은 백신프로그램 회사로 출발해 지금의 휴대폰 제조・생산까지 이르렀다.

빈스마트가 등장하기 전에 먼저 자신들의 손으로 스마트폰을 만든 현지 기업이기도 하다. 빈그룹이 워낙 베트남 굴지의 대기업이다 보니 네임밸류나 시장 파급력에서 비교할만큼은 아니지만 Bkav사는 자부심이 있다.

빈스마트가 디자인은 스페인, 생산은 ODM방식으로 중국에서, 나머지 소프트 웨어는 퀄컴 등 미국와 독일로부터 받아쓰는데 비해 Bkav는 개발과 생산까지 직접 자신들의 손으로 이뤄낸다.

겉 모습만 ‘메이드 인 베트남’인 빈스마트에 비해 본인들은 ‘진짜 베트남(Real Vietnam)’이라는 프라이드가 높다.

현재 Bkav는 B폰(Bphone)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으며, 최신모델인 B폰3 는 거의 800만~1000만 동(약 40만~50만 원)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연간 14만대의 판매량으로 아주 파격적인 판매를 달성하거나 그런 추세는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현지 국영 통신사인 비에텔(Viettel)과 손잡고 50만 동(약 2만5000원)짜리 초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을 꾀하고 있다.

초저가 스마트폰 생산은 베트남 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스마트폰 대중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량생산과 저가의 통신요금을 앞세워 전 국민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토록 만들겠다는 국가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은 전자정부를 앞세워 모든 산업생활분야에 디지털화를 추진중이다. 이는 부정부패청산과 국가 투명성을 제고해 선진국에 진입하려는 현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도 맞물려 있다. 모바일 결재시장은 중요한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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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l Vienam Bkav '절치부심'


Bkav가 계획대로 스마트폰 대중화 사업에 합류하게 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고 단기간 내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Bkav 역시 초저가 스마트폰 시장으로 진입을 위해 가격 최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Bkav의 이러한 움직임은 두번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실 Bkav는 지난 2017년 베트남 최초의 스마트폰인 B폰을 야심차게 출시했다. 빈스마트보다 1년이 앞섰다. 자체 개발과 생산까지 오랜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몇발짝 먼저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젊고 경제성장이 한창인 베트남은 항상 스마트 폰의 잠재력 높은 시장이었다. 하지만 많은 베트남의 기업들은 노력과 달리 한가지 이유로 번번이 실패했다. 바로 가격이었다. Bkav역시 마찬가지였다. 베트남 최초의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지만 의미있는 시장 점유율을 얻지 못했다. 현재의 B폰3 까지 품질과 구성은 저렴한 중국의 스마트폰과 비슷했지만 가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

B폰은 처음부터 베트남의 애플과 삼성이 되기 위해 하이엔드 시장을 두드렸기 때문에 승자가 되지 못했다. Bkav와 비슷한 시기에 진입했던 모빌리스타(Mobiistar)는 저렴한 가격과 이익 사이에서 활로를 찾지 못한 채 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제공한 빈그룹의 ‘빠르게 이기는 싸움’ 방식을 바라보는 Bkav는 절치부심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를 통해 초저가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도는 앞선 도전에서 얻어진 경험치와 빈그룹의 성공방정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하이엔드 시장에 대한 열망도 놓지 않고 있다. 4세대 스마트폰인 B폰 시리즈는 지난 7일 출시를 앞두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격리가 시작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4세대 B폰 출시 행사 하루 전 Bkav의 응웬 투 꽝(Nguyen Tu Quang) 대표는 총리의 사회적 격리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출시 행사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Bkav의 새 스마트 폰에 대한 최신 정보에 따르면, B폰4의 공식명칭은 B86으로 버튼이 없는 최초의 스마트 폰이다. 여기에는 볼륨을 높이거나 낮추는 버튼, 화면이나 전원을 끄는 버튼 등이 모두 없다. B폰, 즉 B86에서 버튼을 제거한 것은 이 베트남 스마트 폰 제조업체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플랫 디자인' 철학을 따르는 새로운 시도다.

이 신세대 스마트 폰은 B86, B86s, B60, B40 등 4가지 버전이 있다. 고속연사 기능 등을 탑재한 이번 B폰 시리즈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B86과 B86s는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지난 22일부로 사회적 격리기간이 해제되자 Bkav도 슬슬 움직이고 있다. 하루가 지난 23일 꽝 대표는 ‘빠른 움직임을 포착한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신세대 B폰은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순간포착이 가능하다는 멘션을 달면서 신제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한편 제품의 공식명칭과 관련해, B폰이 왜 B86이라고 불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1986년은 국가의 혁신을 나타내는 해로 버튼을 없앤 혁신을 시도한 최초의 스마트폰과 의미가 잘 맞는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