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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유엔 "라오스댐 붕괴 피해보상 미흡" 정부와 개발사에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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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유엔 "라오스댐 붕괴 피해보상 미흡" 정부와 개발사에 촉구

SK건설·서부발전·수출입은행 참여 프로젝트...유엔 "사고 이후 수재민 지원 열악"
라오스정부·업체 보상 약속 이뤄지지 않아...코로나19 겹쳐 지원 우선순위 '뒷전'

유엔(UN)은 2년 전 발생한 라오스의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사고 이후 라오스 정부와 개발업체가 수재민 등에  피해 보상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충분한 보상을 촉구했다. 사진은 라오스 정부의 댐 개발 투자를 홍보하는 입간판 모습. 사진=아세안투데이 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
유엔(UN)은 2년 전 발생한 라오스의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사고 이후 라오스 정부와 개발업체가 수재민 등에 피해 보상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충분한 보상을 촉구했다. 사진은 라오스 정부의 댐 개발 투자를 홍보하는 입간판 모습. 사진=아세안투데이 홈페이지
라오스 정부가 경제발전을 통한 '가장 가난한 나라'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추진 중인 댐 건설 프로젝트들이 곳곳에서 사고 피해와 이주민 보상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1일 싱가포르 뉴스매체 아세안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라오스 정부가 자국내 수력발전 댐을 건설하면서 댐이 들어서는 지역사회와 협의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진행한 결과, 여러 위험에 처해 있다.
아세안투데이는 라오스의 댐 건설 위험 대표사례로 2년 전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사고를 꼽았다.

지난 2018년 7월 라오스 남부지역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댐의 보조댐 붕괴 사고로 댐 아래 13개 마을들이 수몰됐고, 주민 71명 사망, 최소 7000명 이상 수재민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한국의 SK건설과 서부발전, 태국의 라차부리얀트 라오 홀딩스가 합작투자해 사업을 진행했다.

10억 달러의 총 공사비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태국의 4개 은행들이 맡아 지원했다.

외신은 사고 뒤 라오스정부와 사업개발자가 나서 사망자와 유족들 피해 보상, 수재민 생계 원상복구 등을 약속했지만, 임시거주지만 제공했을 뿐 생필품이 부족한데다 생계를 위한 농업용 토지 제공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피해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제기구 유엔(UN)도 라오스 댐 붕괴 사고에 관심을 갖고 전문가 그룹을 현지에 파견, 조사를 벌인 뒤 라오스 정부와 개발업체가 최종 책임을 지고 댐 붕괴의 피해보상과 수재민 정착지원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하는 보고서 작성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유엔 전문가그룹은 성명서에서 “수천 명의 생존자들이 모든 것을 잃고, (라오스 정부와 개발업체의 보상지원) 불확실성과 무시에 계속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업과 은행, 정부 댐 건설로 수력발전이라는 좋은 이익을 얻겠지만, 모든 것을 잃은 사고 지역사회를 위한 보상약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지난달 말 라오스 댐 붕괴 현지상황을 뉴스를 보도하면서, 임시거주지에 살고 있는 수재민들이 식수, 위생 문제에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급받는 쌀에서 썩는 냄새가 나서 참고 밥을 해 먹거나, 일부는 양조장에 쌀을 판 돈으로 비싸고 더 적은 양의 (좋은) 쌀을 구입하는 실정이라고 RFA는 보도했다.

라오스 정부도 댐 붕괴 이후 복구 노력이 미흡한 점을 인정하고, 수재민들에게 임시거주지의 조건을 개선시키고, 최대한 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언론과 사회단체는 라오스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대처하느라 빠른 시일 내에 수재민을 도울 자원과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수재민들은 코로나19가 끝나기 이전에는 완전한 보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사고 외에도 댐 건설에 따른 주민 피해 위험 사례는 더 있다고 아세안투데이는 언급했다.

북부의 루앙프라방(Luang Prabang)과 퐁살리(Phongsaly) 주에 중국의 도움을 받아 7개 댐을 짓는 남 오우(Nam Ou) 수력발전 프로젝트로 현재 공정률 90%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7개 댐 건설 지역의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다른 이주지로 옮겨졌으나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 사례처럼 제대로 된 보상과 생계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한 상태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라오스 정부는 메콩강 하류에 댐 2개를 건설해 수력발전과 하류지역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야부리(Xayaburi), 돈 사홍(Don Sahong)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외신은 메콩 강 상류인 중국 지역에서 건설된 댐들이 메콩 강의 모든 흐름을 가두는 결과가 가져와 지난해부터 아래 지역 국가인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에 가뭄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