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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10)]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 자녀와 함께하는 재택근무 '영구 불변의 크리에이티브 소스 레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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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10)]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 자녀와 함께하는 재택근무 '영구 불변의 크리에이티브 소스 레고'(중)

레고의 핵심 기술인 브릭간의 결합 방식은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수지가 사출에 도입된 1958년에 이르러 자유로운 결합이 가능해졌다. 속이 비어 있는 초기 브릭과 달리 서로 잘 맞물리게 해 주는 내부의 튜브 역시 같은 해 발명됐다. 이전의 나무 브릭과 달리 두 개의 브릭을 서로 붙일 때 단단히 고정됐고 분리도 쉽게 됐으며 생산 오차가 10µm(마이크로미터) 범위 내에서 정밀하게 측정되어 불량률이 100만 개 중 8개 정도로 레고의 품질 관리는 최상위 수준이다.

브릭을 조립하고 형태를 구성하는 레고의 시스템 조립 방식은 1955년 '플레이 타운 플랜'이라는 최초의 세트 출시 이후 해마다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고 품질과 디자인 또한 발전시켜왔다. 레고의 최근 제품 디자인 경향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테마(Theme)가 있는 시리즈와 같이 인간이 만든 모든 제품은 레고로 재탄생시킨다. 레고로 만들어진 특징적인 제품 중에서 아키텍처(Architecture)는 전 세계 유명 건축물을 레고로 그대로 재현한 제품이다.

미국의 위대한 건축가로 불리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로비 하우스(Robie House)도 레고로 만들어졌는데 실제로 프랭크의 건축물 중 미국 건축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참고로 로비하우스는 설계 당시부터 주차장을 포함시킨 최초의 건물이기도 하다.

이밖에 대한민국 국보 1호인 숭례문, 파리의 명소 에펠탑(Eiffel tower), 영국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 두바이를 대표하는 알 아랍 쥬메이라 호텔(Burj Al Arab Jumeirah), 뉴욕의 상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캘리포니아의 금문교(金門橋) 등 다양하다
레고 숭례문(왼쪽), 레고 로비하우스 ⓒ Lego이미지 확대보기
레고 숭례문(왼쪽), 레고 로비하우스 ⓒ Lego

세대를 뛰어넘은 아키텍처 시리즈는 조립을 통해 거장들의 건축 디자인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고 2차원 도면이 3차원으로 구현되는 입체 조형의 기초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역사와 문화까지 함께 공부할 수 있어 학부형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레고의 시리즈 제품은 조립하는 방식에 따라 무한대로 창작이 가능한데 특히 도시를 구성하는 풍부한 디테일의 시티(City) 시리즈는 건설 장비, 기차, 우주기지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레고는 여기서 더 나아가 어른들을 위한 크리에이터 엑스퍼트(Creator Expert) 시리즈를 선보이며 놀이를 뛰어넘은 가치까지 부여했는데 키덜트족까지 만족시킨 이 제품은 롤러코스터 시리즈가 50만원 가까이 하는 고가 임에도 현재는 품절 상태이다.
둘째, 애니메이션(Animation) 시리즈와 같이 상상 속 세계를 레고로 현실화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겨울 왕국과 배트맨, 스파이더 맨, 아이언 맨 같은 히어로물 그리고 SF 장르인 스타워즈, 어벤져스 시리즈와 최근에는 넷플릭스(Netflix)와 손잡고 기묘한 이야기(Strange Things)를 블리자드(Blizzard)와 손잡고 오버워치(Over watch)의 게임 속 케릭터까지 레고 제품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레고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Millennium Falcon, 왼쪽), 레고 오버워치 디바(D.Va), 라인하르트(Reinhardt, 오른쪽) ⓒ Lego이미지 확대보기
레고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Millennium Falcon, 왼쪽), 레고 오버워치 디바(D.Va), 라인하르트(Reinhardt, 오른쪽) ⓒ Lego

셋째, 마인드스톰(Mindstorm) EV3와 같이 로봇 코딩을 통한 4차 산업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했다. 마인드스톰은 로봇을 만들고 프로그래밍까지 할 수 있는 레고 모델로서 MIT 미디어랩과 합작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C언어나 자바(Java)를 배우지 않아도 웬만한 프로그램은 직접 만들 수 있고 레고 브릭에 연결하여 동작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창의력에 큰 도움을 준다. 덕분에 초중고는 물론이고 대학교에서도 강의 주제로 채택하고 있는데 EV3를 활용한 강의는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국민대 기계시스템공학부 등 확산하는 추세에 있다.

레고 EV3 제작 사례 ⓒ Lego이미지 확대보기
레고 EV3 제작 사례 ⓒ Lego

김정한 계원예술대 겸임교수
김정한 계원예술대 겸임교수

EV3가 코딩과 로봇을 결합하여 4차 산업의 핵심과 연계했다면 레고 파워 펑션(Power Function)은 기존 레고를 동작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며 스마트 기기로 기차나 굴삭기를 조종할 수 있는 레고 파워드 업(Powered Up)은 최첨단 엔지니어링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이처럼 레고의 크리에이티브는 외연 확대와 더불어 4차 산업의 핵심까지 진지하고 세밀하게 시대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


김정한 씽크디자인연구소 대표(계원예술대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