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때 자사주 매입한 CEO, 최대 200억대 평가익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침체에 빠진 지난 3∼4월 자사 주식을 매입한 주요 기업 최고경영책임자(CEO)들이 최근 주가 상승으로 대규모 평가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3월 23∼27일 장내 매수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으로 이달 8일 현재 267억 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거뒀다.

정 부회장이 매입한 주식은 현대차 58만1333주, 현대모비스 30만3759주이며, 공시된 주당 취득 단가를 고려하면 매입금액은 현대차 406억 원, 현대모비스 411억 원 등 모두 817억 원이었다.

평균 취득 단가는 현대차 6만9793원, 현대모비스 13만5294원이었는데, 이달 8일 종가는 현대차 9만4500원, 현대모비스 17만6000원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3월에 매입한 주식의 평가액은 1084억 원이 됐고, 수익률은 32.7%에 달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도 3월 23∼24일 회사 주식 26만3000주를 약 86억 원에 매수했다가 주가가 올라 평가액이 128억 원으로 상승했다.

김 회장의 평균 매입 단가는 주당 3만2623원이었는데 이후 주가가 4만8500원으로 올라 평가이익은 42억 원, 수익률은 48.7%에 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월 20일 연봉의 절반에 달하는 10억 원을 들여 롯데지주 주식 4만7400주를 장내 매수했는데, 취득 당시 2만1052원이던 주가가 3만8750원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8억여 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고, 수익률은 84.1%에 달했다.

반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3∼4월 두 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1만 주를 약 8600만 원에 취득했는데, 현재 평가액이 8100만 원에 그쳐 500여만 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같은 기간 1만5000주를 약 7700만원에 매수했으며 현재 평가액은 취득 당시와 거의 같은 상태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3월 회사 주식 4만3700주를 약 8100만원에 매수는데 현재 평가액이 8400만 원으로 올랐고, 3.5%의 수익률을 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