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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본격하락 vs. 일시 조정" 하반기 부동산시장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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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본격하락 vs. 일시 조정" 하반기 부동산시장 향배는

[포스트코로나 부동산 전망] 전문가 5인 "하반기 더 침체...대출규제·세금완화 등 완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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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디자인DB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과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으며,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된 모습이다.

시장과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주택가격 하락세를 두고 ‘일시적 가격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본격적인 가격 하락의 신호’라는 진단도 많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아 부동산시장 전문가 5명에게 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을 짚어보는 ‘지상(紙上) 좌담회’를 마련했다.

참여 전문가들은 대체로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침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는 ▲코로나19 사태 ▲부동산 규제정책 ▲저금리 등을 꼽았다. 아울러 급격한 시장위축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대출규제, 부동산 세금 완화 등 정책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3년간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한다면.


▲권일=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일부 가격 급등지역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하며 소기의 성과는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잦은 부동산 규제 정책의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김덕례=주택의 공공성 강화정책으로 공공의 역할 강화를 통한 공공임대주택 등 공급물량을 늘려가고 있으나,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민간의 역할과 참여가 축소되고 있다.

▲양지영=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인 ‘매물잠김 현상’(단기적), ‘공급 부족’(장기적)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수요억제 위주 정책을 펼치면서 오히려 집값 급등 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평가된다.

-4‧15 총선 여당 압승으로 예상되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추가 압박 카드는 뭐가 될지.


▲권대중=우선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종합부동산세 법안을 21대 국회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서울 전·월세가격의 상승세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법안을 연내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김덕례=과거 주택시장 규제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부동산 거래질서를 교란할 수 있는 이상거래, 불법거래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은상=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내세웠던 대선공약 중 아직 실현되지 못한 정책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공시가격 현실화, 보유세 강화 부분도 점차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수도권 집값 하락세를 놓고 ‘가격 일시조정’과 ‘하락 본격 신호’로 의견이 엇갈리는데.


▲김덕례=코로나19로 국내외 경제의 후퇴가 불가피해지면서 주택가격은 하방압력이 작동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과도하게 급등했던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락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양지영=하락 신호라고 본다. 올해 보유세 부담이 상당히 커지는 가운데 12.16부동산대책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한시적 배제로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에 매수자들은 대출규제 강화와 보유세 부담으로 거래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가격 조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권일=일시 조정에 그칠 것이다. 오는 6~7월 보유세 부담, 양도세 중과 유예, 민간택지분양가상한제 적용 유예로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6~7월 이전에 매매를 하지 않은 다주택자들은 이후로 가격을 낮춰 팔 이유가 사라지는 만큼 급매는 줄어들고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조은상=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부동산시장만 건재하다면 오히려 비정상이다. 현재의 집값 조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일시적인 조정에 가깝다.

올해 1월 분양한 인천 미추홀구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아파트의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청약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현대건설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1월 분양한 인천 미추홀구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아파트의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청약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는 형국인데 하반기 주택매매시장 어떻게 보는지.


▲권일=6~7월 이후로 호가 등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한 거래량은 평년을 웃돌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영=서울의 경우 ‘집값 조정’, 수도권은 ‘규제-비규제 지역간 양극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도 조정 국면이 지속되겠지만 공급이 적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상승 가능성이 있다.

▲조은상=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가 중요한데 그 시점이 되면 결국 다시 가격 상승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침체된 매매시장과 달리 열기가 높은 수도권 분양시장의 원인과 활황세 전망은.


▲권대중=코로나19 사태로 모델하우스 방문이 어려워졌지만 건설사들의 온라인상 비대면 홍보가 주효했다고 본다. 또한 그동안 주택가격이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신규분양시장의 주택가격이 저렴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개발호재도 분양시장 활황세에 한몫 하고 있다.

▲권일=분양시장은 인하 또는 규제하는 분양가에 비해 여전히 주변 시세가 높아 청약자가 늘고 있다. 또한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덕례=새 주택 선호,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안전자산 선호,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공급으로 시세차익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이다. 특히, 앞으로 민간분양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분양시장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다만 분양시장의 경우 도심 내 재건축·재개발사업 일반분양물량과 외곽의 택지개발내 일반분양물량의 선호차이가 더욱 더 심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 임대차시장도 상승세인데 앞으로 전·월세 추이는.

▲권대중=우선 매매가격이 먼저 상승하고 뒤 이어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키 맞춤 현상으로 보인다. 여기에 서울은 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수요도 전세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권일=주택 매수를 보류하는 이들이 늘어나는데다 정점을 찍었던 입주 물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셋값 등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 등 청약자격을 유지해야 당첨에 유리한 지역은 전셋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은상=매매시장의 불확실성이 강해지면 임차인들은 매매전환을 꺼리고 전세시장에 머무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이유로는 새 아파트 청약을 위해 전세시장에 머무르려고 하는 수요자도 있다. 월세시장은 자의라기보다는 전세의 공급이 부족해지면 전환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는데 현재 여러 가지 상황으로 봤을 때 임대차시장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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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과 주요 변수를 꼽는다면.


▲권대중=하반기 서울과 수도권은 약보합세(침체), 지방은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 악재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내외 경제 침체 영향과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정책을 들 수 있으며, 호재로는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자금, 정부의 GTX 등 사회간접자본(SOC)사업 조기착공, 3기 신도시 보상금 지급 등을 꼽을 수 있다.

▲권일=주택 수급불안으로 인해 하반기 상승 전환하는 곳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책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부 실효를 거두는 곳도 있겠지만 부작용으로 인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김덕례=지역, 상품마다 다른 특성을 보일 수 있으며, 전국적으로 주택시장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변수로는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경제상황과 실직·고용상황, 소득·매출상황에 따른 주택거래와 매입수요를 꼽을 수 있다.

▲양지영=현 주택시장은 저금리 기조 등으로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황이지만 정부의 규제로 돈이 갈 곳이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신규주택 공급 진행 상황에 따라 집값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

▲조은상=주택시장 침체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가 길어질수록 부동산 침체도 동반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에 침체기에 돌입해 고강도 부동산정책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규제 강화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책변수에 주목해야 한다.

-부동산 거래시장 안정화를 위해 요구되는 현실적인 정책 대안은.


▲권대중=서울의 아파트 평균 중위가격이 9억 원에 육박한다. 따라서 9억 원 고가주택 구입자 중 무주택자가 주택을 구입할 경우 대출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과와 관련해 보유기간과 연령, 소득 등을 따져서 차등부과가 필요하다.

▲권일=최근 정부가 용산 정비창 부지 내 공공·민간주택 공급 계획을 밝혔는데 도심 등 수요가 많은 곳에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은 적합하다고 본다. 다만, 유휴지 등 자투리땅 내 주택 공급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는 공급지역, 방법, 상품 등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덕례=임차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수 있도록 무주택자의 자가마련 대출 지원을 확대하고 1주택자의 경우 교체수요 지원을 위한 대출규제 완화책이 필요하다. 현행 신축 분양주택 입주자의 취득세 이중부담 문제에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 신축 분양주택 판매 시 주택건설사업자와 입주자가 동일 과세대상 물건에 대해 취득세를 이중 납부하고 있어, 입주자의 취득세를 면제해 입주자의 주택 구입부담을 완화해주는 방안이 논의돼야 할 것이다.

▲양지영=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높은 거래세(양도세·취득세)를 낮추는 게 현실적 대안이라 본다.

▲조은상=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해야 한다.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면 임대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20~30년 된 아파트들이 크게 늘고 있어 이런 단지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활성화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