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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이 '봉'인가…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 추가 지원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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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이 '봉'인가…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 추가 지원 압박

산업은행 본점   사진=산업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산업은행 본점 사진=산업은행
사상 최악의 경영실적으로 보이고 있는 항공업계 지원에 국책은행들이 또 총대를 매게 됐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최근 3조 원대의 대형항공사 지원에 이어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에 추가 지원 압박을 받고 있다. 산은과 수은은 LCC에 이미 3000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LCC 종사자들의 고용안정과 기간산업 보호라는 명분이 있지만 항공업계 수익 전망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다. 국책은행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연일 지원책만 내놓는 상황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정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은 LCC에 대한 추가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을 포함한 9개 주요 항공사 최고경영자(CEO) 등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LCC에 지금까지 3000억원 범위 내의 융자지원을 실행했고 필요 시 추가 자금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로 국제선 운항이 98.1% 감소하고 올해 상반기에만 6조 원 이상의 항공사 매출 피해가 예상되는 등 LCC의 손해가 커지면서 업계를 중심으로 추가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산은은 ‘LCC 추가 지원을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정부 내에서 항공 주무부처인 국토부를 중심으로 LCC 추가 지원방안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산은과 수은으로서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제주항공 부채비율이 올해 말 1000%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최근 들어 제주항공 업황이 매출이 적은 국내선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고 과거 매출이 많았던 일본과 동남아 여행수요는 회복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와중에 정부는 산은과 수은을 통한 2000억 원 규모 이스타 항공 인수자금 지원을 앞두고 있다.
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도 수백억 원대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더 나쁠 것으로 전망돼 항공업계의 코로나 포비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만큼 산은과 수은이 져야 할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