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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유럽 성소수자 설문 결과 “10명중 6명 공개된 공간서 손잡는 행위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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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유럽 성소수자 설문 결과 “10명중 6명 공개된 공간서 손잡는 행위 꺼려”

EU 산하 FRA가 펴낸 성소수자 관련 보고서 표지. 사진=FRA이미지 확대보기
EU 산하 FRA가 펴낸 성소수자 관련 보고서 표지. 사진=FRA

성소수자, 즉 LGBTI(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간성자 등)는 사람들로부터 차별당하는 것이 두려워 공개된 자리에서 커플끼리 손잡는 행위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산하 유럽기본권청(FRA)이 최근 1년간 스스로를 LGBTI라고 밝힌 EU 27개 회원국 국민 1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가 이런 의견을 피력했다.

또 응답자 가운데 성소수자 정체성을 공개하는 경우는 5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고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공격을 당하거나 위협을 당하거나 놀림을 당할 가능성 때문에 특정한 장소를 아예 찾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응답자의 43%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FRA가 지난 2012년 조사한 결과와 비교해 6% 증가한 수치다.

영국 국민을 포함한 이번 조사에서는 경제적 소득 수준도 LGBTI 계층에 대한 차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3분의 1이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집을 구하거나 병원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차병을 당했다고 토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 당국에 차별 행위를 정식으로 신고하는 사례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오플래허티 FRA 사무총장은 이 조사 결과를 담아 펴낸 ‘LGBTI 평등에 관한 험난한 미래’란 제목의 보고서 서문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LGBTI의 인권이 최근 7년 동안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개선이 크게 이뤄지지도 않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이들 성소수자의 인권이 개선될 수 있는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우려했다.

앞서 유엔 소속 96개 회원국도 14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전 세계 정부의 코로나 방역 대책이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을 강화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