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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케냐, 코로나‧홍수‧메뚜기떼 등 '트리플 재앙'과의 힘겨운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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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케냐, 코로나‧홍수‧메뚜기떼 등 '트리플 재앙'과의 힘겨운 싸움

케냐는 올해 코로나19 사태, 홍수 및 메뚜기 떼로 인해 충격에 빠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케냐는 올해 코로나19 사태, 홍수 및 메뚜기 떼로 인해 충격에 빠졌다. 사진=로이터
아프리카 케냐에서 4월 말부터 3주간 이어진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최근 수천억의 메뚜기 떼까지 증가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케냐 나이로비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의 디렉터 매튜는 "기후 변화의 폐해로 일어난 올해의 홍수, 메뚜기떼 등의 사건은 10년간의 겪은 위기 중 가장 심각했으며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까지 겹쳐 경제 회복이 더 힘들어 지고 있다. 북부 카운티 지역 90%는 근본적인 절대 빈곤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케냐 대통령실은 4월 말부터 발생한 홍수로 인해 서부, 중부, 해안지역에서 최소 194명이 사망하고 작물 8000에이커(약 32㎢)가 물에 휩쓸려갔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도 나이로비, 중부 니에리, 서부 키수무 및 나쿠루 등은 상수도 시설이 홍수로 파괴됐다.

케냐는 지금까지 코로나19로 912여명이 확진되고 50명이 숨졌다.

구호단체들은 홍수 이외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 새롭고 더 파괴적인 메뚜기 떼가 밀어닥치면 이 지역에 큰 기근이 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과 국제 기구들은 이미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악화된 식량 위기에 맞서 힘든 싸움을 하면서 동시에 코로나19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6일 아프리카 케냐에 7억3900만 달러(약 9045억 원)를 긴급 지원했다.
케냐의 기아 대책 코디네이터인 제미마 카마디 웨콤바(Jemimah Khamadi Wekhomba)는 즉각적인 대응을 넘어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를 안정적으로 되돌리고 미래의 충격을 더 잘 견뎌내기 위해서는 3~5년 동안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냐는 수도 나이로비 등 5개 도시에 대한 이동제한령과 야간 통금령을 21일간 더 연장하고 국경봉쇄도 추가로 단행했다.

데일리 네이션에 따르면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지난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21일간 더 연장하고 추가 조치로 인근국 탄자니아·소말리아와의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케냐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세에 지난 3월 말부터 국제선 항공편 금지, 야간 통금, 수도 나이로비를 비롯한 5개 도시 간 이동 금지령을 8주째 시행하고 있다.

케냐타 대통령은 17일 TV 생중계에서 "이번 주 케냐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 건수 166건 중 43건이 이웃 나라 소말리아와 탄자니아로부터 유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프리카 지역은 올해 초부터 수천억 마리의 메뚜기떼 습격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이는 지난해 말 1차 습격의 20배에 이르는 규모인데 케냐에서도 70년 만에 최악의 메뚜기떼 피해를 겪고 있다.

이렇게 전례 없이 많은 수의 메뚜기떼가 창궐한 건 최근 2년 동안 아프리카에 이례적인 폭우가 내린 데다가 수온까지 상승하면서 메뚜기가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강력한 통행금지, 외출제한 정책이 시행되면서 주민들은 변변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메뚜기 떼를 막기 위해서는 비행기로 살충제를 뿌리는 작업이 가장 효과적인데, 전 세계 항공편이 중단되면서 살충제를 지원받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홍수로 메뚜기떼가 출몰하면 개체수 규모는 훨씬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국제 구호단체들은 코로나19와 홍수로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경제적 타격을 심각하게 입은 상황에서 메뚜기떼까지 덮치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식량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통제에 실패할 경우 6월까지 사막 메뚜기가 400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옥스팜의 매튜는 "케냐의 정책 체계는 강력하지만 현재는 과대 평가되어 있으며, 기후 충격의 지속적인 흐름이 될 수 있는 것을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건강, 교육, 사회 기반 시설, 농업 시스템을 위한 탄력성 구축에 더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러한 모든 기후 위기의 장기적인 영향은 많은 분야에서 인적 자본의 지속적인 감소를 불러 일으키고 이는 다시 정부 지원 시스템에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준다"고 덧붙였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