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24] '예측불가' 기후변화, 31조달러 국채시장 흔든다

기후변화가 전세계 31조달러 규모의 국채시장을 조용히 뒤흔들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노력들이 주식부터 채권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를 가격에 어떻게 반영해야할지 종잡을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된다.
도이체방크는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경제 성장을 얼마나 희생할지, 그리고 이 같은 흐름이 국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알아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BNY 멜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샤리크 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솔직히 꽤나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면서 "기후변화 최악의 상황은 가격에 반영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이 국채 발행에 전력 질주하고, 120억 달러 가까운 규모의 국채는 마이너스 수익률인 상황에서 기후변화 요인은 국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갈망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들도 100년 넘는 초장기 만기로 국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 아르헨티나도 최근 수년간 만기가 100년이 넘는 국채들을 여러번 발행했다.

그러나 이들 국채 가격이 제대로 결정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숀 로치는 "장기에 걸친 거시 위험을 가격화할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면서 "다음번 (지진) 충격의 강도가 얼마나 될지, 또는 다음번 산불이 얼마나 거대할지, 또 이같은 충격들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우리는 모른다"고 강조했다.

로치는 "시장은 이같은 위험을 가격화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를 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적인 프로젝트를 위한 기업이나 국가가 발행한 채권인 이른바 그린채권 또는 기후채권이 기후변화 재앙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규모가 매우 작다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에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음에도 그린채권 규모는 2170억 달러로 전세계 채권시장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코로나19가 이같은 양상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후변화가 불러올 재앙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덕분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의 루이드 아와주 파레이라 다 실바 부총재는 14일 보고서에서 "각국은 외환을 비축하고, 은행들은 규제당국의 요구에 맞춰 완충자본을 구축한다"면서 "아마도 비슷한 완충장치가 (기후변화와 같은) 다른 영역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IS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류의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위기, 특히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공조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 호주의 선임 신용 담당자인 존 매닝은 지방정부가 기후변화 비용을 계량화하는 더 나은 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매닝은 "맨처음 출동해 불을 꺼야 하는 것은 지방정부"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비용산출은 지방정부의 대응 비용을 계산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닛코 애셋 매니지먼트 호주의 크리스 랜즈는 적절한 모델이 활용가능해지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안전한 국채를 게속해서 쌓아두는 것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을 것이라면서 심지어 이들 국채 일부가 기후변화에 심각한 취약점을 안고 있어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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