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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사업 다각화로 생존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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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사업 다각화로 생존 노린다

'패션 외길' 한섬의 화장품 사업 진출 화제

국내 대표 패션 기업들의 사업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대표 패션 기업들의 사업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경제불황에 코로나19까지 겹쳐 패션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패션 기업들의 사업 확장이 계속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 전문 기업 '한섬'은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내년 초 스킨케어 브랜드 론칭을 목표로 화장품 개발과 제품 생산에 나선다.
한섬 측은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한섬이 패션 외에 이종(異種)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패션 외길’을 걷던 한섬의 행보가 패션 시장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1~43조 원 규모에서 정체 중이다. 명품 선호 현상이 이어지면서 성장은 더욱 둔화됐다. 이에 빠르게 사업 다각화로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패션 기업 중 화장품 사업으로 성공적인 입지를 다진 사례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SI)이 있다. SI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는 중국에서 ‘쁘띠 샤넬’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 제품인 클렌징폼 판매량은 2017년 3만 개로 시작해 2018년 230만 개, 2019년 600만 개까지 팔려나갔다. 지난해 비디비치 매출은 2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SI의 전체 매출 대비 화장품 사업의 매출 비중이 30%까지 늘었다.

또 다른 패션 대기업 LF는 사업 다각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LF는 2014년 4월 사명을 ‘LG패션’에서 ‘LF’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생활문화 기업을 표방하며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LF의 계열사는 모두 41개로, 뷰티·리빙·교육·외식·식자재·부동산까지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LF의 사업 확장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LF의 지난해 매출 1조8517억 원, 영업이익 875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5%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6.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694억 원으로 14.6% 줄었다. LF의 뿌리인 패션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식품 사업은 계속 성장 중이다. LF푸드의 매출액 2018년 360억 원에서 2019년 622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시장이 오랜 불황을 겪으며 신사업으로 매출을 늘리려는 시도가 많은 가운데 한섬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요즘의 화장품 시장은 프리미엄 라인 강화와 세포마켓(SNS를 기반으로 한 1인 판매자)의 강세 속에서 빠르게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어 노선을 확실히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