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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시대를 읽어야 성공한다"…뷰티업계에 획을 그은 '라카'의 이민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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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시대를 읽어야 성공한다"…뷰티업계에 획을 그은 '라카'의 이민미 대표

국내 최초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로 급성장

국내 최초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라카의 이민미 대표(사진)는 시대 선도적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라카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최초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라카의 이민미 대표(사진)는 시대 선도적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라카
2018년 국내 최초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성 중립)' 화장품 브랜드가 등장했다. 바로 '라카'다. 이 생소한 개념을 내세운 '라카'는 론칭 4개월 만에 대표 뷰티 멀티숍 CJ올리브영에 입점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로드숍이 헬스앤뷰티(H&B) 멀티숍으로 통합되고 있는 상황에서 뷰티업계 제품이 올리브영에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로 여겨진다. 신생 브랜드가 올리브영에 이처럼 빠르게 입점한 것은 이례적 사례다. 이민미 라카 대표(33)는 라카를 “시대적인 메시지를 담은 브랜드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차별화된 브랜드 철학과 눈에 띄는 비주얼 전략이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여성과 남성을 모두 다루는 비주얼로 론칭 직후 많은 주목을 받았었는데, 당시 업계에서는 이런 행보를 굉장히 파격적으로 느꼈던 것 같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젠더 뉴트럴은 젠더리스, 유니섹스와는 다르다. 젠더리스가 성별의 구분이 없는 개념이라면 젠더 뉴트럴은 성에 고정되지 않은 '나' 자체로의 삶을 영위하는, 개인의 취향에 집중하는 트렌드다. 이전에는 패션계에 국한된 트렌드 정도였지만 이제는 뷰티 제품까지 아우르는 하나의 큰 흐름으로 퍼지고 있다. 뷰티업계에서는 라카가 그 획을 그은 것이다.

이 대표는 라카 창립 전 약 10년 동안 광고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런 노하우 덕분일까. 세련된 색감과 영상미의 광고는 젊은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남녀 모델이 자연스럽게 립스틱을 바르는 라카의 광고는 소셜미디어(SNS)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뷰티 브랜드를 만든다면 시대적인 메시지를 담아야 하고 그 메시지는 가장 보수적인 것에서 먼저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킨케어보다는 메이크업이 훨씬 더 젠더 이분법으로 나뉘어 있는 만큼, 메이크업 시장이 더 도전적인 길이라고 판단했다”. 이민미 대표는 에둘러 돌아가기보다는 정공법을 택했다.

남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화장품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주로 스킨케어에 국한돼있었다. 라카에게 ‘뉴트럴’은 젠더에 대한 철학이기도 하지만 컬러에 대한 철학이기도 하다. ‘뉴트럴 컬러’는 난색과 한색 어느 것에도 갇히지 않는 중성적인 컬러를 뜻한다. 라카는 투명도가 있는 제형과 중채도의 컬러들을 조합해 제품화한다.

"뉴트럴톤은 고명도·고채도 색상과 비교해 돋보이게 해주지는 않지만, 피부톤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연출되는 매력이 있죠. 쉽게 바를 수 있는 질감 속에 뉴트럴톤의 색감을 담는 것이 상품 기획의 주된 방향입니다.“
라카의 철학은 통했다. 2018년 대비 2019년 매출액 신장률이 22배나 늘었다. 시대 선도적인 브랜드 정체성과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사로잡은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