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영국 코로나19 여파 교육 빈부격차 확대…9월 등교개학땐 3주까지 진도차

공유
1

[글로벌-이슈 24] 영국 코로나19 여파 교육 빈부격차 확대…9월 등교개학땐 3주까지 진도차

영국의 재정문제연구소(IFS)가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재택학습 기간에 따라 부유층 자녀와 빈곤층 자녀 사이 교육 격차가 7일에서 3주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지 확대보기
영국의 재정문제연구소(IFS)가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재택학습 기간에 따라 부유층 자녀와 빈곤층 자녀 사이 교육 격차가 7일에서 3주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책으로 폐쇄했던 영국의 초등학교는 특정 학년을 대상으로 6월 1일부터 재개할 방향으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 부유한 가정 아이들의 학습시간은 그 밖의 다른 자녀들에 비해 하루 75분이나 많은 것으로 영국의 싱크탱크 재정문제연구소(IFS)의 조사에서 나타났다. 6월의 학교 재개까지의 자택 학습에 의한 진도의 차이는 ‘7일분’이나 된다고 한다.

영국의 ‘텔레그래프’지는 또 6월 학교 재개가 중단되고 9월에 재개될 경우, 최부유층과 최빈곤층 아동의 교육 격차는 2배로 늘어나 3주분의 진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IFS는 교육 격차가 커질 우려가 있어 내년에 시험이 재개되면 그 차이가 시험 결과에 반영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직원조합과 교육위원회는 6월 1일의 학교 재개에 반대하고 있지만 마이클 고브 랭커스터 공령 장관은 불리한 여건에서 학생들이 학교 폐쇄로 받을 영향을 강조하고 반대를 취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의 토크 프로그램 ‘앤드루 마 쇼’에 출연한 고브는 “지난 10년간 우리는 교육 격차 축소로 크게 전진해 왔는데 락 다운(도시봉쇄)에 의해 역행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IFS에 의하면 고소득층의 아이들은 그 이외의 아이들보다 이용할 수 있는 교육 자원이 많으며, 그 때문에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학교 이외의 개별지도를 받는 경우는 가구 소득이 상위 20%인 가정의 자녀가 다른 자녀보다 2배 많다. 또 조사 결과는 부유층의 아이가 학습 스페이스의 여유에 더해 PC나 태블릿 등의 IT 환경도 갖추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사의 일환으로 4,000명의 학부모에게 질문했는데, 자택 학습을 위해 학교에서 인터랙티브(쌍방향) 지원을 받는 경향도 고소득 세대가 더 높았다. 중등교육에서는 공립학교에 다니는 고소득 가구 자녀의 3분의 2가 적극적인 교육지원을 받았지만, 하위 20%의 저소득 가구 자녀 중 이 같은 지원을 받는 어린이는 47%에 그쳤다.

한편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이를 다시 통학시키는 것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경향은, 저소득층의 보호자가 더 높았다. 이 추세에 대해 보고서의 공저자이자 IFS의 시니어 리서치 앨리슨 앤드류 이코노미스트는 더 나은 환경의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면서 가장 가정 학습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집에 남아 있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최대 교직원노조인 전영 교직원조합의 케빈 코트니 공동사무국장은 락 다운 과정에서 저소득층 아이들만큼 더 많은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는 것을 교직원은 잘 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의 가정에서는 “인터넷 환경이 당연하게 갖추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 데다가 가정 학습 공간도 확보할 수 없고, 대부분이 매일의 식사나 의료품, 난방비 등 생필품을 변통하는 금전에 불안을 안고 강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코트니 국장은 “학교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돕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각료들도 코로나19에 대응한 경제부흥 정책 속에서 어린이 빈곤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락 다운은 언젠가 끝나겠지만 빈곤에 따른 교육 격차에는 끝이 없다. 학교에서만 맞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