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에 따르면, 592개 12월말 결산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조4772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8조3100원에 비해 31.2%나 감소하고 있었다. 또,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492조9851억 원에서 495조2735억 원으로 고작 0.87%밖에 늘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이번 발표는 작년 같은 기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한 수치였다. 2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얘기가 더욱 달라질 수 있다.
2018년 1분기에는 573개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44조503억 원이었다. 비교 대상 기업 숫자가 약간 다르지만, 단순하게 계산해도 영업이익은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5.8%나 줄어들고 말았다. 3분의 2 가까이 깎인 것이다.
매출액순이익률로 따져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18년 1분기에는 7.04%였던 매출액순이익률이 2019년 1분기에는 4.3%로, 올해 1분기에는 2.23%로 뚝 떨어지고 있었다. 장사를 해서 매출을 올려도 이익이 3분의 1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시쳇말로 죽을 쑨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일본의 무역보복 등 대외적인 ‘악재’에 대내적으로는 고질적인 ‘반기업정서’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장사가 잘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교육방송(EBS)의 영어 교재에 “대기업으로부터 물건을 사면 여러분은 소수의 수중에 있는 부와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지문이 실렸다고 한다. 이 교재는 EBS가 2021학년도 수능용으로 50만 수험생에게 파는 책이라는데, 이렇게 학생들에게까지 ‘반기업정서’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정유∙항공 등 기간산업까지 흔들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와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오른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선도’를 맡아야 할 것이다.
대기업을 혼내면 중소기업도 아플 수밖에 없다. 어쩌면, 중소기업이 더 아플 수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