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뚜렷한 방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선거 완패가 그 원인이리라. 여당 승리의 가장 큰 원인은 악재인 코로나바이러스를 잘 극복했기 때문이라고 봐도 좋겠다. 위기를 기회로 잘 활용한 사례로 추천해도 좋겠다.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지금 여당이 세계적 기업이라면 야당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이 거대기업과 함부로 전쟁하면 망하듯이 야당의 입장도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함부로 대기업인 여당을 공격하면 자멸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 없는 게 야당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인 야당은 어떤 정책으로 대처해야 할까?
첫째,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을 정확히 진단하고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 손자병법의 삼십육계 중 16계인 욕금고종(欲擒故縱) 자세가 필요하다. 욕금고종이란 큰 것을 얻기 전에 작은 것을 먼저 내주고 때를 기다리는 것을 말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좀 더 크게 생각하고 대범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즉 대의명분이 필요하다.
셋째, 적의 강점 중 약점을 공격하는 전략이다. 권투에서 이기려면 상대의 주먹보다 먼저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어 놓으라고 한다. 여당의 지지기반은 ①다양한 시민단체 ②단단한 호남 지지층과 그 외 지지층 ③젊은이들의 호응이다. 이 장점은 웬만해서 깨기 힘들더라도 여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약점을 찾기 전에 야당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좀 더 큰 꿈을 가져야 한다. 로버트 그린은 “일류장군과 이류장군의 차이는 그들의 전략이나 책략이 아니라 비전이다.”라고 말하면서 “일류장군은 똑같은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볼 줄 안다.”라고 했다. 필자가 펼치고 있는 천년기업도 이런 맥락에 연결되어 있다.
넷째, 도덕적 우위를 점하는 전략이다. 최근 불거진 정의기억연대 사건은 도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해답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한 좋은 면을 깎아내리면 반대로 분노를 살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철학과 도덕으로 무장한 후 대의명분을 앞세우고 새로운 방법으로 싸워야 한다.
여섯째, 하나의 조직으로 뭉쳐야 한다. 나폴레옹은 “훌륭한 장군 두 명이 있는 것보다는 형편없는 장군 한 명이 있는 편이 낫다”라고 했듯이 결론이 나오기 전에는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지만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 필요하다.
이상이 중소기업인 야당이 취해야 할 전략들이다. 여당의 방어 전략은 이와 반대이다. 여당은 특히 비대해진 조직이 움직임이 둔화하거나 환경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어떤 조직이든 생존전략은 비슷하다. 정치 상황이라고 해서 기업 상황과 다를 게 없다. 모두가 인간이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조직의 생존전략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고 해서 단기적인 해결책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가능한 한, 먼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천년기업가의 입장에서 당면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아보길 권한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