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이러한 사업행보는 뛰어난 패널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영역에서 보폭을 넓히기 위한 정호영(59) LG디스플레이 사장의 경영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탈(脫) LCD' 작업을 마무리하고 퀀텀닷(QD)디스플레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사업 중심을 바꾸고 있다. 이는 저가 물량공세를 앞세워 글로벌 패널 시장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중국 업체들에 맞서 초격차 기술로 승부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 LCD 매출 제로(0)'를 공식화하고 대형 패널 사업 부문을 LCD에서 QD로 바꾸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되는 세계 최초 QD디스플레이 생산라인 'Q1라인'을 통해 월 3만장 규모로 8.5세대 65인치 QD디스플레이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의 경우 국내(경기도 파주) 생산라인을 중국 광저우 공장으로 옮기고 OLED로 사업전환에 나서는 한편 노트북, 태블릿 등 IT 패널에 한해 국내 생산라인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 패널사업은 OLED로 대표되는 'TV용 프리미엄' 패널과 '정보기술(IT)용 LCD 패널' 양 날개로 운영한다.
◇ IT용 LCD패널 시장, 4차혁명·코로나19로 시장전망 '맑음'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모니터·노트북용 LCD 출하량이 1억5496만대로 지난해보다 7.9%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노트북용 LCD 출하량 또한 1억9338만대로 전년대비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 난이도가 낮아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빨랐던 TV용 패널과 달리 모니터·노트북·사이지니 등에 쓰이는 LCD 패널은 TV보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해 비교 우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증권은 올 2분기 LG디스플레이의 IT 부문 패널 매출이 전분기 대비 36%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로 자존심을 구긴 LG디스플레이가 고부가 패널 시장에서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비교 우위를 통해 한국 디스플레이 위상을 다시 드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