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전쟁의 칼을 먼저 뽑아든 측은 중국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1 달러당 7.120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같은 환율은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은 올초 무역합의를 하면서 중국이 위안화를 수출 확대 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는 데에도 동의한 바 있다. 중국의 위안화 환율 인상은 이 합의에 반하는 것이다. 중국의 환율 인상은 미중 무역합의 성과를 사실상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줄곧 문제 삼아온 불공정무역이 더 심화되는 것이어서 미국으로서는 환율 이슈를 무역전쟁의 최전선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
인민은행은 이날 환율 인상 고시에 대해 겉으로는 홍콩 보안법 초안 제출 이후 위안화가치 손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2019년 8월 무역전쟁이 정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위안화 환율은 급등해 ‘7선이 무너졌다. 이른바 포치(破七) 이다. 당시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난상토론 끝에 올 초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지면서 위안화 환율은 안정을 되찾았다 . 포치(破七)를 정상상태로 돌린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책임론 속에 홍콩 보안법 사태까지 터지자 중국은 또 위안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경제악화에 시달리는 신흥국 통화가치의 연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중 환율전쟁의 불길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환율 전쟁이 먼산이 불이 아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