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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연구소 시약 관리 취약…연구원 10명중 7명은 불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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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연구소 시약 관리 취약…연구원 10명중 7명은 불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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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 가장 중요한 화학 연구소들이 아직도 안전 관리에 있어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시약관리는 연구실의 기본이며 , 안전관리의 핵심이다. 시약 관리만 제대로 해도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 하지만 아직도 많은 연구소에서 수기 장부나 엑셀 파일 정도로 주먹구구식 시약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 시약 관리 솔루션 ‘랩매니저’를 개발한 스타트업 ‘스마트잭’이 올 들어 전국 10곳의 대학 화학분야 연구실에 근무하는 석박사급 연구원 85명을 대상으로 시약 관리 실태조사를 한 결과 연구원 10명 중 8명은 시약을 등록하고 관리할 때 엑셀파일에 직접 기입하거나 심지어 수기장부에 기록하는 등 아날로그적 방식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시약명은 보통 50글자가 넘고 복잡한데다 한 연구실에 수 백 , 수 천개의 약품을 보관하고 있어 시약 등록 단계부터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작성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4%나 됐다.

최근 인도의 한 화학 공장에서 가스가 누출돼 인근 주민 12명이 숨지고 현재까지 1000여명이 부상을 입는 유례없는 큰 사고가 발생됐다. 이번 사고는 공장 탱크 내 독성가스 ‘스티렌모노머 (SM)’ 관리 미흡이 문제가 됐다. 어느 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화학제품이나 시약을 다루는 연구실이나 공장에는 항상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어 안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일이 손으로 기록하거나 엑셀에 입력하고 프린트하는 등 단순작업이 반복되다 보니, 시약 관리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진다 . 조사에 의하면 엑셀, 수기 등으로 직접 시약을 등록하는 연구원들의 만족도는 5점 만점 중 평균 2.9점으로 낮게 나타났다 . 스마트잭이 개발한 ‘랩매니저’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평균 4.6점으로 2배 가까이 높게 조사됐다 .

수기나 엑셀 등으로 시약을 일일이 등록하는 경우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업데이트 어려움’이 32%로 1위를 차지했고 ‘관리가 안된다’는 응답도 24%로 높게 나타났다 . ‘번거롭다’는 응답도 13%로 조사됐다.

‘시약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 라는 질문에는 ‘실험에 필요한 시약을 찾을 때’(60%)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 그 뒤로 ‘안전감사 시즌 때’(20%)와 ‘중복 구매 발생 시’(13%)라고 답했다.

시약은 등록부터 폐기까지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대한 관리가 중요한데, 시약 폐기 관리도 시스템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시약 폐기 시점을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과반수 정도인 46%만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모른다 (9%) 또는 무응답 (45%)이 54%로 나타났다.

랩매니저를 운영하는 스마트잭 김건우 대표는 “최근 코로나19와 연구실 폭발사고 등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인식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가장 안전한 첨단 시스템으로 운영되야 할 대학이나 화학 연구소 등이 여전히 시약 관리에 있어 취약성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 시스템을 정비하는 시점인만큼 기초 과학 연구 분야에서도 하루 빨리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전한 근무환경이 만들어 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우 글로벌이코노믹 의학전문기자 faith8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