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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대내외 여건 엄중"…기준금리 인하에 경제 역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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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대내외 여건 엄중"…기준금리 인하에 경제 역성장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로 0.25%포인트 또 낮췄다.

그만큼 한은이 최근 수출 급감,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성장률 추락 등으로 미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더 크고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는 방증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2%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내놨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소비가 부진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다.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판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인하로 실효하한 수준에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자본유출 측면에선 미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우리나라 실효하한이 높겠지만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경우 그만큼 정책 여력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리 조정 등 전통적인 수단 외에도 양적완화 및 수익률 곡선 제어 등 비전통적 정책 수단 활용 가능성에 대해 "테이블에 올려놓고 앞으로 금융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수정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분기 중에 정점에 이르고 국내에서도 대규모 재확산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올해 성장률이 -0.2%로 예상됐다"며 "보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을 소폭의 플러스로 볼 수 있고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마이너스 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코로나19로 실물 경제지표가 악화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24.3% 감소한 369억2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16년 2월의 359억3000만 달러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수출 부진에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적자를 나타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근원물가 지표)’는 작년 같은 달보다 0.1% 오르는 데 그쳐 1999년 12월(0.1%) 이후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분기 들어서도 성장 전망을 암울하게 하는 지표들이 나왔다. 4월 수출이 24.3% 감소한 데 이어 5월 1~20일에도 20.3%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률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 경제 상황도 예상보다 더 나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예상값은 평균 -32%로 조사됐다.

중국은 아예 지난 22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조윤제 금통위 위원은 이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의결 과정에서 빠졌다. 한은은 조 위원이 금통위 본회의에는 참석했지만 보유 주식과 관련해 스스로 제척(사안과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을 직무 집행에서 배제)을 신청했고 금통위도 이를 받아들였다. 제척 사유가 발생해 금통위원이 회의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