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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홍콩 부유층, 보안법 제정 후 탈홍콩 러시…해외 부동산 구입 문의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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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홍콩 부유층, 보안법 제정 후 탈홍콩 러시…해외 부동산 구입 문의 늘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추진에 미국이 홍콩 특별 지위 박탈을 예고하자 불안한 미래에 두려움을 느낀 홍콩 시민들이 홍콩을 탈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추진에 미국이 홍콩 특별 지위 박탈을 예고하자 불안한 미래에 두려움을 느낀 홍콩 시민들이 홍콩을 탈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이 결정된 후 불확실해진 홍콩의 미래에 불안함을 느낀 일부 홍콩인들의 해외 이주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5월 31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한 이후 이전에는 볼 수 없는 수준의 이민 상담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이민 상담 업체의 앤드루 로 대표는 이 신문에 "홍콩 보안법 제정이 결정되고 다음 날에만 1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았다"며 "사람들은 당장 내일이라도 떠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홍콩에서 이민 회사인 '골든 비자 포르투갈'을 운영하는 제이슨 질럿씨는 미국이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을 추진하고 나서기로 하면서 "예전에는 기본 정보 정도를 주던 고객들이 지금은 (이민 계약) 보증금을 내놓는 등 이민 상담 고객들의 태도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을 고민하는 홍콩인이 늘어나면서 외국 부동산 수요가 늘어나고 반대로 급매물로 나오는 홍콩 주택 매물도 출현했다.

이민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후이씨는 "외국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이주에만 100여 건의 외국 투자 상담을 진행했는데 이는 평상시의 10배에 달하는 것이다.

홍콩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콩에서 마온산역 근처 73㎡짜리 아파트가 감정가보다 싼 990만 홍콩달러(약 15억8000만 원)에 팔렸는데 이는 집 소유자가 이민을 떠나기 위해 시세보다 싼 가격에 급히 처분했기 때문이었다.

최근 홍콩인들에게 떠오른 이민 지역은 대만이다. 대만은 600만 대만달러(약 2억5000만 원) 이상 투자해 현지인을 고용하면 영주권을 준다.

작년에만 대만으로 이주한 홍콩 시민은 5858명으로 2018년 4148명보다 41.1% 급증했다.
다만 아직도 홍콩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민 대상 지역은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국가다.

홍콩인이 느끼는 불안감은 환전소에서도 볼수 있는데 미국이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에 따라 홍콩이 글로벌 금융 허브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최근 홍콩 내 여러 환전소에서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일부 환전소에서는 준비된 달러가 동이 나 더 환전해 주지 못하고 있다.

홍콩 내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보안법 강행에 맞서 경제·무역에서 홍콩이 누리는 특별 지위를 실제로 박탈하면 '달러 페그제'(통화가치를 미국 달러화 대비 일정 범위 내로 묶어두는 제도)가 무너져 달러와 홍콩달러의 자유로운 교환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