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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 24] 미중간 갈등격화 세계 세력균형 재편…탈홍콩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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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 24] 미중간 갈등격화 세계 세력균형 재편…탈홍콩 러시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세계 세력 균형이 재편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지난해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사진 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세계 세력 균형이 재편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지난해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사진 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악화로 인해 세계적인 세력균형의 재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워싱턴 DC 전략 및 예산 평가센터의 선임연구원이며 캔버라 전략포럼의 최고경영자(CEO)인 로스 배버지(Ross Babbage) 박사는 2일(현지시각) 더오스트레일리안닷컴에 기고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과 중국 베이징 정부는 지난주 전략적 대립관계를 더욱 격화시켰으며 더 강력한 추가행동을 준비중이어서 미중간 경제적·정치적 갈등 격화는 세계적인 세력균형의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홍콩 입법평의회를 우회해 홍콩의 정치적 및 경제적 자치권을 배제하는 국자안전보장법을 채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홍콩의 특별무역·투자지위를 박탈해 중국측의 조치에 신속하게 대응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특정학생과 연구원의 입국도 제한했다.

미중 양국 모두 자국 이익에 기반한 조처를 내렸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는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몇가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시 주석은 경제침체의 부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리미흡을 극복하고 공산당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분투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에도 중국경제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지난 2007년 이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반토막났고 국가부채는 GDP의 300%를 넘어섰으며 국가 생산성과 세계경쟁력은 둔화됐다.

일부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고 있으며 많은 중국인들이 자금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 1분기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중국경제는 6.5%나 위축됐으며 실업률은 무려 15~20%로 급상승했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직장에 복귀하고 정부도 별도의 경기부양책들을 쏟아냈지만 중국의 수출은 해외수요가 둔화되면서 지금까지 경기회복은 정체된 상황이다.

중국 시진핑 정권은 15년간 국제경제로부터 조금씩 독립하기 위한 점진적인 조치를 취해왔으며 이 결과 중국수출이 GDP에 점하는 비율은 지난 2006년 36%에서 지난해에는 17%로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었다.

지난주 시진핑 주식은 중국의 국제시장에서 탈피해 국내 경제가 지배적인 역할을 다하도록 더욱 내수지향적인 경제로의 이행을 강조했다. 이같은 시진핑 정권의 전략적인 변화에 따라 국제적인 압력에 대한 체제 취약성이 줄어들겠지만 세계경제로부터의 분리도 가속화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 내수비중 강화의 추진과 동반해 코로나19 부적절한 관리, 침체된 경제, 중국의 국제적인 평판 악화 등을 회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여 대처하고 있다.

국수주의의 선전이 강화되고 중국의 대규모 방화벽이 높아지면서 반체제파들이 침묵 또는 소멸하는 가운데 정권의 나팔수들은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에게 중국문제를 비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 앞서 태평양 전체에서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최초의 전략으로는 트럼프대통령은 베이징과 1월 체결한 1단계 무역협정을 그가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큰 승리라고 자축하는 것이었다.

대체전략은 1단계 무역협정으로부터 다소 동떨어진 홍콩에 관한 격력한 비판성명을 내는 것이었다. 중국은 3월말까지 구입하기로 약속한 미국상품 구매를 절반도 지키지 않았다는 점도 그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정부의 공포스런 대처, 서구기술 및 지적재산의 대규모 절도행위,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인 투옥 등을 거론하며 오스트레일리아, 아시아, 유럽의 동맹국들에게 중국고립정책에의 참여를 요구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논란이 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1단계 무역협정을 파기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두 번이나 강조했다. 그러나 시진핑 정권은 기대와는 달리 반대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며 만약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많은 것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수주일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필경 중국과의 1단계 무역협정을 파기하고 중국의 실체에 대한 새로운 기술, 여행, 미디어 및 다른 광범위한 제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완에 대한 추자적인 지지를 밝힐지도 모른다.

대선기간 트럼트 대통령은 자신만이 공격적으로 중국 공산당에 대항할 수 있고 미국과 동맹국을 수호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백악관에 있을 때의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 정권이 이룬 것과 비교할 것은 자명하다.

태평양 양측에서 점점 격화하고 있는 발언수위에 생성된 미중간 긴장은 큰 위기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심각한 위협에 노출됐다고 느낄 경우 시진핑 주석은 국가를 결집시켜 통일이라는 중국의 꿈을 전진시키기 위해 타이완 공격 등 군사모험을 벌이고 싶을지도 모른다.

이는 간단히 대규모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리스크를 과소평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는 또한 강력하고 뚜렷한 두 블록의 출현에 적응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중국, 북한, 이란, 파키스탄, 아마도 러시아와 소수의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이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서방동맹국, 인도, 인도네시아 및 개발 도상국의 대부분의 국가가 있다. 세계는 변화된 힘의 균형과 변화된 시장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한편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을 추진하면서 1조 달러(약 1230조 원) 규모의 아시아 금융 허브 자리를 놓고 아시아 각국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 있는 홍콩에선 최근 인재는 물론 자본까지 대이탈하는 '헥시트(Hexit)'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대만과 호주, 영국, 미국 등으로 이민을 떠나려는 홍콩 시민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한 이민 컨설팅업체에는 홍콩 보안법 추진이 알려진 이후 이민 문의가 20배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