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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걸맞는 ‘새 패러다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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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걸맞는 ‘새 패러다임 만든다’

미래 생존 전략 마련하는 최 회장의 ‘딥 체인지’…‘포스트코로나’ 속 관심 집중
사회 외면 속 ‘사회적 기업’ 선순환 체계화…최 회장의 집념 ‘결실’
뉴 노멀 향한 ‘딥 체인지’ 가속화…근무 방식변화 시도, ‘새 질서’ 제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커다란 흐름과 변화를 읽지 못하면 운 좋게 위기에서 생존했다 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가 오래전부터 일에 대한 생각 자체를, 그리고 사업을 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딥 체인지’를 준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4월 그룹 창립 67주년을 맞아 화상으로 진행된 ‘메모리얼 데이’ 추모사에서 밝힌 최태원(60) SK그룹 회장의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 추진 이유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해 왔던 최 회장의 ‘딥 체인지’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재계 안팎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기존 행동방식과 경영체계의 틀에서 탈피한 새로운 질서가 요구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딥 체인지’가 국가 경제와 기업 주체에 SK식(式) 방향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 5년 만에 궤도 올린 ‘사회적 기업’…최태원式 ‘뉴 노멀’ 제시


SK그룹 인수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SK하이닉스와 SK바이오팜 연내 상장 등은 최 회장의 미래경영 통찰력과 과감한 도전의 결실로 평가받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 가치와 상생이 중요한 시점에서 SK의 ‘사회적 기업’ 결실도 최 회장 경영철학과 깊은 고민이 담긴 ‘딥 체인지’ 의 대표적인 예다.

최 회장의 ‘사회적 기업’ 도전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2013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회문제 개선과 참여를 유도하자”며 처음으로 사회적 가치측정을 제안했다.

이후 사회적 가치측정 방법을 개발에 나선 SK는 2014년부터 측정법을 사회적 기업에 적용한 후 SK관계사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함께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ouble Bottom Line)경영 방식을 도입해 기업 경영의 본질적 변화까지 시도하고 있다.

SK의 사회적 기업 성과는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SK그룹에 따르면 사회성과인센티브를 도입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참여 기업들은 총 1682억 원의 사회성과를 창출했고 인센티브 339억 원을 받았다. 참여기업당 연평균 매출액은 2015년 16억 원에서 2019년 17억 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사회성과도 참여기업당 2015년 2억4000만 원에서 2019년 3억 원까지 늘어났다.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착한 일’(사회성과)을 화폐단위로 측정한 뒤 이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200개 기업이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그램에 참여해 598억 원 상당 사회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

2013년부터 최 회장의 구상으로 출발한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사회적 기업’ 성장의 발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은 사회성과인센티브를 한 단계 발전시켜 정책화와 동시에 글로벌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이제 국내 공공기관들과 중국 정부기관, 글로벌 기업까지 화폐가치 측정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지난 5년간 측정과 보상 시스템 작동 여부를 살펴봤다면 앞으로 5년간은 정책화 방안을 연구하고 해외에 확산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사실 경제계 관심밖에 있던 사회적 기업을 최 회장이 선순환 구조화시킨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실증이 담보된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만큼 각 경영 주체의 미래 구상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끊임없는 ‘딥체인지’ 도전…‘근무 방식’ 새 질서 확립 실험

최 회장의 ‘딥 체인지’는 SK그룹의 근무 방식 혁신도 예고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의 종합 에너지 기업 SK이노베이션은 일부 부서에 한해 지난달부터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결합한 이른바 ‘1+3’ 근무 방식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1+3’는 첫 1주간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나머지 3주간은 '오피스 프리(office-free)' 방식으로 재계 안팎에서는 파격적인 실험으로 평가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인한 근무 방식변화의 불가피성에 따른 조치지만 이미 SK는 최 회장 주도로 근무 방식변화를 이끌어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지정 좌석제에서 벗어나 매일 원하는 자리에서 일하는 ‘공유 좌석제’를 도입했다. 또 데이터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클라우드 시스템’을 전사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는 부서 간 정보 칸막이를 없애고 정보의 유연성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SK이노베이션의 공유 좌석제와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으로 ‘1+3’ 근무방식 실험이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한 달간 업무진척도와 업무효율 등을 비교 분석해 근무혁신 방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 실험 결과는 오는 8월 열리는 SK그룹 경기 ‘이천포럼’에서 공유될 예정이다.

SK그룹 내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천포럼은 그룹 내 가장 큰 내부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새로운 형태의 근무 방식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면 SK그룹 전반으로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근무 방식 실험이 성공하면 SK그룹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대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산업계에 새로운 경영 전략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