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화웨이, 소니 AI통합 이미지 센서 기술 '주목'

공유
0

[글로벌-Biz 24] 화웨이, 소니 AI통합 이미지 센서 기술 '주목'

중국 화웨이가 소니의 AI통합 이미지 센서 기술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화웨이가 소니의 AI통합 이미지 센서 기술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뛰어난 학습 능력으로 선행 기업을 따라잡아 왔던 중국의 화웨이가 이번에는 소니를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다이아몬드 온라인판이 보도했다.

소니와 미 마이크로소프트는 5월 19일 법인 전용의 AI(인공지능) 스마트 카메라 사업에서 협업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과 관련된 소니의 핵심 부품은 소니가 세계 최초로 구현한 AI 탑재 CMOS 이미지 센서다.
이미지 센서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에 사용돼 왔다. 이번에 소니가 개발·제품화한 것은 고성능의 이미지 센서와 AI 기술로 영상을 처리하는 반도체를 통합한 패키지다.

이미지센서를 개발 생산하는 기업은 있지만 소니가 빠르게 AI 기능을 탑재할 수 있었던 요인은 반도체를 입체적으로 쌓아 올리는 적층화 기술이다. 소니는 2012년 적층형 CMOS 이미지센서를 세계 최초로 상품화했다. 고밀도 적층화에 의해 고화질·고기능화와 소형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었다.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비약적으로 진보한 배경에는 소니의 기술이 있었다. 이번 AI 탑재 반도체는 이미지센서 연구 개시부터 50년에 걸쳐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응축한 하나의 결정체다.

소니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으로 법인 전용 스마트 카메라를 전 세계에 판다. AI 탑재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면 소매점 선반의 상품 진열 상황, 공장의 생산 라인의 운전 상황 등을 자동 검지하는 AI 처리를 저소비 전력·저비용으로 할 수 있게 된다.

화웨이가 이런 소니의 이미지 센서를 주시하고 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단말기 등 통신 기기를 다루고 있으며 연구개발 투자는 연간 22조 원에 달한다. 화웨이는 소니의 반도체 기술에 대해 오래전부터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

2018년 말 일본의 한 리서치회사는 화웨이 본사로부터 소니에 관한 한 조사 보고서를 의뢰받았다. 소니의 반도체 사업의 기술 우위성이나 이노베이션에 관한 조사다. 화웨이의 의뢰 내용은 다른 기업의 일반적인 조사와는 달랐다고 한다. 예컨대 ‘반도체 사업의 중요 인물이 될 소니의 기술자가 누구’, ‘그 기술자의 연락처’, ‘자택 주소’ 등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리서치 회사는 화웨이의 의뢰를 거절했다고 한다.
수개월 후인 2019년 5월 화웨이는 미국의 수출관리규칙에 근거한 엔티티리스트로 지정돼 사실상 금수 제재를 받았다. 이 제재에서 소니의 이미지 센서는 대상 외였기 때문에 화웨이는 소니로부터 반도체 조달을 계속하고 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업 관계가 한층 깊어지면 소니는 미국 정부의 간접적인 공급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스마트 카메라 사업의 경우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두 판매처를 일반 기업으로 상정하고 있지만 바뀔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정부 조달이나 산업계의 공급망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미중 갈등이 깊어진 것은 5월 중순이다.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추가하면서 미국산 제조설비를 이용해 제조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제조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에 새 공장을 짓게 된 것도 이 일환이다.

고도 하이테크 산업에서 공급망의 핵심은 반도체다. AI든 5G든 반도체 없이는 실현되지 않는다. 게다가 반도체 공급자는 소수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1개 회사가 소니다. 이미지 센서의 시장 절반은 소니가 차지하고 있으며 기술 수준도 높다.

미국 정부가 소니의 중국에 대한 제품 공급에 간섭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특히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가 유권자에게 인기가 좋은 중국 때리기 정책을 잇달아 내놓을 것이다.

하이테크 산업의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세계가 미 중을 축으로 두 경제권으로 나뉘는 디커플링은 여전하다. 일어나는 것은 공급망의 ‘분기’이며 그 갈림길에서 개개의 기업은 어려운 경영 판단을 해야 한다.

5월 중순 화웨이에의 추가 제재와 관련, 소니의 법무팀은 경제산업성이나 법률사무소 등 관계기관에 대해 화웨이와의 거래에 문제는 없는가를 문의하고 있다고 한다. 미·중간의 대립이 날마다 격화되는 가운데 소니의 판단의 어려움도 더해지고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