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유럽상공회의소장 요르그 우트케(Joerg Wuttke)는 "홍콩의 자율성이 외국인 투자에 한 요인이 되었다"며 "아시아 대도시와 금융 중심지로서의 홍콩의 특별함과 위상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며 앞으로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의 홍콩보안법 입법에 대한 조치로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를 박탈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은 1992년 홍콩법을 제정, 홍콩이 자치권을 행사한다는 전제로 비자 발급, 투자 유치, 법 집행 등에서 본토와 달리 홍콩을 특별대우했다. 이는 홍콩이 아시아 대표 금융·물류 허브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게 되면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부과하는 최대 25% 추가 관세를 부담해야 하며 금융허브로서의 역할이 상실될 수 있다.
우트케 소장은 "상황이 악화돼 홍콩 시민들의 집회·결사의 자유, 사법제도의 독립성,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 기본권이 광범위하게 제약된다면 외국 자본들은 홍콩을 떠날 것"이라며 "현재 단계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외무장관들은 29일 중국이 전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표결을 강행해 통과시킨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grave concern)를 표명했다. 그러나 제재는 해법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 화상회의 뒤 EU 회원국을 대표해 낸 선언문에서 "EU와 중국의 관계는 상호 존중과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국제적 약속 유지에 대한 중국의 의지에 대해 추가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밝혔다.
우트케 소장은 "유럽기업들이 홍콩을 철수할 경우 중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기술 이득과 혁신에 있어서 중국이 피해를 보는 부분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기업들이 막대한 시장 잠재력 때문에 중국 본토에 계속 투자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난섬은 홍콩에서 서쪽으로 48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홍콩과 입지가 비슷하면서 면적은 3만3210km²로 홍콩(1106km²)의 30배에 달한다.
이에 우트케 소장은 "홍콩은 다른 곳과 빠른 시일 내 교체될 수 없다"며 "홍콩은 여느 평범한 도시가 아니다. 일국양제 원칙하에 보장된 홍콩의 자치권으로 차별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홍콩의 법치주의 등의 자율성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전부다. 특히 금융분야에서는 믿을 수 없는 훌륭한 전문가 집단이 있는데 우리는 이 모든 것이 유지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