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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 푹 빠진 '석화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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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에 푹 빠진 '석화업계'

코로나19 계기로 친환경 사업 속도전…사업 한계성 극복·지속가능 모델 개발 나서
SK이노 ‘그린밸런스 2030’ “악착같이 추진”…SK종합화학, 친환경 70% 확대
롯데케미칼,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 ‘뉴 비전’ LG화학,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여수국가산업단지[자료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여수국가산업단지[자료사진=뉴시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환경 규제 등으로 일찍부터 친환경 사업을 추진해 온 석화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빠른 속도로 무게중심을 친환경으로 옮기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쓰나미로 인한 경영 위기를 경험하면서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 한계성을 극복하고, 친환경이란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로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밸런스 2030’ 실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그린 비즈니스’를 집중 육성, 2030년까지 환경 부정 영향을 제로(0)로 만들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으로 지난해 ‘그린밸런스2030’을 도입해 추진해 왔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SV)가 17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 줄어든 것이 계기가 됐다. 2018년 말부터 시작된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의 침체에 따른 경영상황 악화에 따른 것이다.

지난 2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V가 가장 크게 줄어든 분야는 배당, 납세 및 고용 등을 평가하는 경제 간접기여 성과다. 전년 대비 1조1000억 원 이상이 줄어든 1조2183억 원으로 감소하면서 전체 성과를 떨어뜨렸다. 비즈니스 분야의 SV는 전년대비 6% 수준인 686억 원 개선된 마이너스(-) 1조 1234억 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은 보다 본질적이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으로 ‘그린밸런스 2030’을 보다 공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지난해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SK이노베이션의 현실을 절실히 보여줬다”며 “그린밸런스2030을 악착같이 실행하며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혁신을 이뤄내야만 사회적 가치 창출은 물론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화학 사업에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낮추기 위한 투자를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사업장의 친환경 공정개선과 폐플라스틱 재활용, 획기적인 이산화탄소(CO2) 감축 기술개발, 수처리 기술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해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기존 사업에서도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해 친환경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아스팔트 제품 출시 등 그린 밸런스2030에 맞는 상품으로의 전환을 통해 환경 부정 영향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부문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최근 별도의 친환경 사업 전환 계획을 발표하고, 기존 20% 수준인 친환경 제품 비중을 2025년까지 70%로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와 시스템도 한순간에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폐플라스틱 이슈 등 환경문제에 직면한 화학 비즈니스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우선 폐플라스틱을 완전히 재활용하는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고기능성 소재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는 단일 포장 소재 △연비 향상과 배출가스 저감에 탁월한 자동차용 경량화 소재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롯데케미칼은 스타트업 7개 회사와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 협약식을 갖고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폐페트병으로 원사·원단을 만들어 친환경 소재 신발와 의류, 가방 등의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화학 소재 기업인 SKC는 한국화학연구원 등과 땅속에서 6개월 내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SKC는 친환경 플라스틱이 이르면 2021년 비닐봉지나 빨대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년 만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라는 뉴 비전을 선포한 LG화학은 이산화탄소 저감,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지속가능성 추세에 맞춰 바이오 기반의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이와함께 공정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GS칼텍스도 친환경 경영이 한창이다. 지난해 창립 이래 최초로 그린본드 발행에 나선 GS칼텍스는 1300억 원의 투자금으로 사업장 시설을 친환경으로 바꿨다. 최근 여수공장 생산시설 가동에 필요한 연료를 기존 저유황중유(LSFO)에서 전량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하는 등 친환경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효성그룹은 올 초 친환경 경영전략인 ‘그린경영 비전 2030’을 내놓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망치 대비 20.5% 감축하기로 했다. 올초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라고 선언한 한화솔루션은 친환경 제품·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일찌감치 친환경 제품 개발을 진행해 왔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며 “글로벌 환경 변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필요한 시점에서 친환경 사업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