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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미 흑인 청년 ‘엄마가 전한 16가지 하지 말아야 할 일’로 보는 인종차별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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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미 흑인 청년 ‘엄마가 전한 16가지 하지 말아야 할 일’로 보는 인종차별 현실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 흑인 청년이 올린 ‘엄마가 말한 16가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란 동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로스앤젤레스에서 4일(현지시간) 인종차별 반대 시위 중인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 흑인 청년이 올린 ‘엄마가 말한 16가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란 동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로스앤젤레스에서 4일(현지시간) 인종차별 반대 시위 중인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18세 흑인 청년 캐머런 웰치가 Tik Tok에 투고한 동영상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휴스턴에 사는 웰치 씨가 셰어한 것은 어머니가 만들어 준 젊은 흑인이 따라야 할 ‘암묵적인 룰’이다. 전부 16가지인 룰에는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쓰여져 있다.

룰에는 ”포켓을 손에 넣으면 안 된다“로부터 ”안 사는 것을 만지지 않는다“ 등 우리가 평소에 무심코 하는 일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그 행위가 흑인들에게는 생명의 위험이 될 수 있다. 엄마가 만들어준 젊은 흑인이 따라야 할 암묵적인 룰 16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손을 주머니에 넣으면 안 된다.

2. 파커의 후드를 쓰면 안 된다.

3. 셔츠를 입지 않은 채 밖에 나가면 안 된다.

4. 같이 있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한다. 비록 길거리서 만난 사람이라도.

5. 늦은 시간까지 밖에 있지 않는다.

6. 사지 않는 물건을 만지지 않는다.

7. 비록 껌 하나라고 해도 무엇인가를 사면 영수증이나 비닐 봉투 없이 가게를 나가면 안 된다.

8. 누군가와 말다툼을 하는 것처럼 보여선 안 된다.

9. 신분증 없이 밖에 나가면 안 된다.

10. 아내나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과 함께 차를 타면 안 된다.

11. 두건(머리에 두르는 스카프 같은 천)을 두른 채 운전해서는 안 된다.

12. 아내나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과 외출하거나, 두건을 감고 외출해서는 안 된다.

14. 음악 소리를 크게 틀고 차를 타면 안 된다.

15. 백인 여성을 지켜보면 안 된다.

16. 경찰의 검문을 받으면, 반박해서는 안된다. 협력적이어야 한다

웰치는 ”경찰이 차를 정지시키면, 대시보드에 양손을 올려놓고, 운전면허증과 등록증을 내도 되는지 물어보세요. 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 목록을 11세가 될 때까지 외웠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현재 경찰관이 목을 눌러 숨진 조지 플로이드 씨의 죽음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시위는 인종차별과 경찰의 폭력에 시달려온 흑인들의 분노가 컸음을 보여준다.

웰치는 ‘허프포스트’ US판 인터뷰에서 “지금 이때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동영상을 투고했다”고 말했다. 흑인 남성이 일상적으로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를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했다는 것이다.

웰치는 또 다른 동영상에서 흑인 남성 특유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그것은 친구와 헤어질 때 나누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친구들과 헤어질 때 ‘또 보자’라고 말하겠지만 흑인들은 ‘또 보자’가 아니라 ‘안전하게’라고 말한다고 설명하고 “흑인 남자들은 모두 오늘 집에 안전하게 들어갈까 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그것을 바꾸고 싶다”라고 웰치는 동영상에서 말하고 있다.

웰치가 투고한 어머니의 가르침을 전하는 동영상은 현시점에서 300만 가까운 ‘좋아요’가 올라오고 있으며 댓글 중에는 나도 똑같이 들었다는 마이너리티(소수자)의 사람들로 보이는 글도 다수 있다. 웰치는 동영상을 본 사람들에게 이런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영상을 본 모든 사람이 느꼈으면 좋겠다. 누구라도 이런 사회에 살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