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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지지하면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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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지지하면서 듣기

서정현 플랜비디자인 전문위원
서정현 플랜비디자인 전문위원
발전적인 생각이 필요한 요즘이다. 경영 환경은 이미 많이 바뀌었고, 일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하는 시대이다. 변화를 위해서는 발전적 생각이 필요하다. 발전적 생각은 어디에서 나올까? 조직 안에서 나온다. 플레이어들의 발전적 생각이 필요하다. 리더는 그 발전적 생각에 지혜를 플러스시켜주면 된다.

리더의 듣기는 ‘지지적 듣기(Supportive listening)’가 되어야 한다. 플레이어가 의견을 이야기할 때, 리더는 ‘생각의 동반자’가 되어 의견을 지지하면서 듣는 것이다. 리더가 ‘경험이 더 많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므로’, ‘피드백을 해야 하므로’의 마음으로 듣기 시작하면 ‘비판자의 마음(Critical listening)’으로 듣게 된다. 비판적 듣기는 발전적 생각을 꺼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비판적 듣기는 맥락을 끊는다. 비판적 듣기는 생각을 차단한다. 비판적 듣기는 작은 것에 흔들린다. 리더가 비판을 멈추고, 플레이어의 생각에 동행 하는 것은 더 좋은 답을 찾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태도이다.
‘지지적 듣기(Supportive listening)’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문제해결을 위한 호기심의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지지적 듣기는 마음속에서 호기심 질문이 올라온다. 이때 주의할 점은,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 찾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질문에 함몰되어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놓치거나, 혼자 상상의 미래를 구상하지 말자는 것이다.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이다.

리더의 듣는 태도는 플레이어에게 영향력을 발휘한다. 고개를 살짝 ‘갸우뚱’해도 플레이어의 긴장감은 올라간다. 지지하면서 듣는다는 것이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맞장구를 치라는 것이 아니다. 리더의 듣기 태도는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듣는 것이다.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듣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올라오는 생각을 기록해야 한다. 그렇게 떠오르는 질문을 기록하는 것이다.

‘내가 더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실행을 하는 데 있어서 제거해야 하는 방해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더 가치 있게 만들려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

플레이어의 이야기가 끝나면, 메모한 질문을 공유한다. 리더가 기록한 질문을 투명하게 그대로 오픈할 수도 있겠지만, 꼭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서 질문을 공유한다. 질문공유는 플레이어에게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면서 말한 것이냐고 추궁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플레이어의 생각에 동행하기 위해 질문을 활용하는 것이다. 기록한 질문을 점검하면서 플레이어에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질문에 답하기 위해 보완할 점을 찾을 수도 있다. 이것이 발전적인 생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리더의 질문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것일 수도 있다. 다른 질문들을 살펴보자.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가?’ ‘아닌데……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이게 가능하다면, 지난번엔 왜 안된 거지?’ 이 질문들은 ‘비판자의 마음’이 작동한 질문이다. 생각의 동행을 위한 질문이 아니다. 이러한 질문은 메모하면서 이미 말하는 사람에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했다고 보면 된다. 눈빛과 표정, 고개의 움직임 등으로 ‘당신의 의견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해버린 것이다.

플레이어의 모든 의견을 지지하고,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 못한 상황이 많다는 것도 알고있다. 그러나 필요하다. 지지하면서 듣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생각의 시작점부터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음속에 지지자가 있는지, 비판자가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비판자의 마음으로 들으면, 플레이어의 생각에 옳고 그름에만 집중하게된다. 지지자의 마음으로 들으면 생각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게 된다.
우리에게는 발전적 생각이 필요하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플레이어의 아이디어와 리더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만 알고 있다. 리더의 지지적인 듣기가 발전적 생각의 시작점이다.


서정현 플랜비디자인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