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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또 일냈다’…한화, 미국 ‘수소 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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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또 일냈다’…한화, 미국 ‘수소 사업’ 진출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 美 니콜라에 투자…지분가치 7배 이상 늘어
김 부사장 주도, 美수소 시장 교두보 마련…수소 충전소 운영권 확보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사진=한화]이미지 확대보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사진=한화]
한화그룹이 태양광에 이어 미국 글로벌 수소 사업 확대 발판까지 마련했다. 한화가 미국 수소 트럭 업체인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수소 사업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화의 수소 사업 추진에는 태양광 사업을 한화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시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의 경영적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니콜라에 ‘1억 달러’ 先투자…1년 반 만에 지분가치 7배 상승


8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니콜라는 나스닥 상장 첫날인 지난 4일(현지시간)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기업가치는 122억 달러 수준이다.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으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 가치는 7억 5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두 회사는 2018년 11월 5000만 달러씩, 총 1억 달러를 선제적으로 투자해 합병법인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투자에 나선 지 1년 6개월만에 보유 지분 가치가 7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한화가 니콜라와 인연을 처음 맺게 된 건 2018년 초로, 미국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담당하는 현지 벤처 투자 전담 조직이 니콜라 투자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투자 최종 결정을 위해선 니콜라에 대한 정보와 수소 사업 전망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 수집이 절실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년 동안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은 김 부사장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게 한화측의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서고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을 직접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사업 비전이 한화의 미래 사업 방향과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업 추진을 주도했다.

◆ 한화, 美 수소 생태계 시장 진출…수소 충전소 운영권 확보


한화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 공급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 계열사 보유 역량 극대화를 통해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는 창업주인 밀턴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2018년과 2019년 한화, 독일 보쉬, 이탈리아 CNH 인더스트리얼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아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km)을 갈 수 있는 수소 트럭(FCEV)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BEV) 등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부터 전기 배터리 자동차 판매를 통해 미국·유럽 트럭 시장에 진출한 뒤, 이르면 2023년 수소 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니콜라 측은 “이미 100억달러가 넘는 1만4000대 이상의 수소 트럭을 선주문 받아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니콜라는 수소 트럭 제조 외에 수소 충전소 조성을 통한 수소 기반 물류 사업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세계적 맥주회사인 앤호이저 부시 인베브 등을 수소 트럭을 이용한 물류 대행 고객으로 확보한 상태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2027년까지 수소 충전소 800여 개를 짓는다는 목표를 제시한 니콜라는 궁극적으로 수소 에너지 기반의 자율 주행 트럭으로 전 세계의 물류 인프라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