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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미군이 투하시험 성공한 B61-12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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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미군이 투하시험 성공한 B61-12는?

폭발력 50kt의 핵무기

미국의 핵무기 개발 연구소가 F-15 전투기의 저위력 전술핵폭탄(B61-12) 투하 성능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이 무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B61-12핵폭탄. 사진=미공군이미지 확대보기
B61-12핵폭탄. 사진=미공군

미국의 3대 핵무기 개발기관인 샌디아국립연구소는 8일(현지시각) “F-15E 스트라이크이글 전투기의 B61-12 핵폭탄 투하 최종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하고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미공군핵연구소는 지난 2017년 4월 F-16 전투기에서 이 핵무기를 투하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이번 투하시험은 핵탄두를 제거한 모형 B61-12 중력폭탄을 F-15E 2대가 높은 고도와 낮은 고도에서 각각 투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실험은 샌디아 연구소의 네바다주 토노파 시험장에서 지난 3월9일부터 나흘간 계속됐다.

고고도 투하실험은 F-15E가 해발 7.62km(2만5000피트) 상공을 마하1의 속도로 비행하면서 모형 B61-12 중력폭탄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폭탄은 낙하 약 55초 뒤 마른 호수바닥 위로 꼿혀 12~15m 높이의 사막 먼지를 일으켰다고 샌디아국립연구소는 밝혔다.

저고도 투하 실험은 F-15E가 304m 상공을 음속에 근접한 속도로 비행하면서 모형폭탄을 투하했는데, 사막 표면에 꼿히기까지 약 35초가 걸렸다.

개량형 저위력 전술핵폭탄인 B61-12는 미국이 핵무기 현대화 계획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양산을 추진 중인 무기다. B61-12는 B61 핵무기를 개량한 것이다. 미국핵안보청(NNSA)에 따르면, B61은 1968년 첫 실전배치됐으며 4가지 종류가 있다. 배치된 지 60년에 이르러 미군은 여러 핵개발기관과 함께 수명을 최소 20년 연장하고 안정성과 효과 등을 높이는 수명연장프로그램(B61-12 LEP)을 진행하고 있다.

B61-12 LEP의 설계와 엔지니어링은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와 샌디아연구소가 맡고 있는데 샌디아연구소는 뉴트론 발생기 등 전자 부분을, 로스알라모스연구소는 뇌관과 기타 기밀 부분품을 생산한다. 다른 연구소도 다수 참여한다.
2020 회계연도에 첫 생산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길이는 약 12피트(약 3.6m), 무게는 약 825파운드(약 374kg)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시험에 사용된 비활성 폭탄처럼 자유낙하하는 중력폭탄이나 GPS유도폭탄 방식 둘 중 하나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B61-12는 최대 50킬로톤(kt.다이너마이트 1000t)의 폭발력을 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고안돼 일명 ‘핵 벙커버스터’라고 부른다. 2차 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폭발력이 약 15kt이다.저위력이라고 하나 폭발력은 실로 엄청나다.

정확도도 높다. 자유 낙하 폭탄이긴 하지만 낙하산 대신 꼬리 날개를 부착해 목표를 향해 정확히 날아갈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GPS 등 내부 유도체계를 장착해 정밀폭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B61-12 핵폭탄을 투하하는 미공군 F-15E.사진=샌디아연구소
B61-12 핵폭탄을 투하하는 미공군 F-15E.사진=샌디아연구소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이번 실험이 미 공군 F-15스트라이크 이글과 B61-12 간 호환성을 입증하는 마지막 단계로서 완벽한 무기체계 성능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이번 실험으로 B61-12가 F15E에서 탄도비행 방식이나 유도중력 낙하용으로 모두 수행 가능한 것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실험에 대해 9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방송(VOA)에 이번 실험은 앞으로 북한의 지하시설을 타격하기 위한 전력 개발도 셈법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메가톤 규모의 전략핵무기보다 폭발력이 작기 때문에 한국, 일본, 중국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낙진 효과를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정확도가 높아 복수의 북한 지하 핵시설을 원점 타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고 분석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저위력 핵폭탄의 셈법은 냉전 당시 상호확증파괴 개념에 따라 소련이 핵 전면전은 야기하지 않는 선에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경우에 대비해 대칭적 보복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국지전 성격’으로 고안됐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이 모두 핵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술핵은 대부분 폐기되거나 40년 이상 노후화가 진행됐다"면서 "진화하는 위협에 맞서 미국 대통령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