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위기가 곧 기회"…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팹 투자 고삐 죈다

공유
2

"위기가 곧 기회"…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팹 투자 고삐 죈다

SEMI "내년 반도체 팹 장비 투자 규모 81조 원...올해보다 2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중국 산시성에 있는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중국 산시성에 있는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제조업 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반도체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팹(Fab) 투자 강화에 나서고 있다.

팹은 반도체 칩 등 일관생산 공정을 뜻하는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의 준말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에 따른 전 세계적인 위기를 기회로 삼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올해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메모리 시장에서 더욱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자, 코로나 정국에도 반도체 투자 총력전…연간 투자액 약 23조 원 돌파 눈앞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만장(20K) 규모의 낸드플래시 설비를 갖춘 중국 시안(西安) 2공장을 예정대로 가동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8월 중국 시안 2공장에 약 3년간 70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코로나19 정국 속에서도 경기도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구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달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에 착수했다. 투자규모는 약 8조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액을 6조원으로 늘리는 등 불확실한 시황 속에서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집행한 3조6000억 원에 비해 약 두 배다. 업계는 이 같은 투자 기조가 지속되면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 투자액은 지난해 연간 투자액(22조5649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市)에 있는 C2F 공장에 3조2990억 원을 투입하고 월 3만장(30K) 규모 D램 생산 설비를 갖추기로 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청추 M15 공장을 필두로 낸드플래시 라인 증설에도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로나19에도 반도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전 세계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1224억달러(약 146조 원)로 지난해에 비해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에는 메모리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11.2% 증가한 약 1361억 달러(약 162조 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어규진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코로나19로 발목을 잡던 실적이 2분기를 바닥으로 개선돼 올 하반기에 완연한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어 연구원은 이어 "SK하이닉스 역시 데이터센터용 서버 D램과 SSD(데이터저장장치) 수요 증가로 실적 호조세가 점진적이고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글로벌 반도체 팹 장비 투자가 올해에 비해 약 24% 증가한 677억 달러(약 81조1519억 원)가 될 전망이다.  자료=SEMI이미지 확대보기
내년 글로벌 반도체 팹 장비 투자가 올해에 비해 약 24% 증가한 677억 달러(약 81조1519억 원)가 될 전망이다. 자료=SEMI

◇내년 반도체 팹 장비 투자, 사상 최대 찍는다

이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양대 거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로 내년 글로벌 반도체 팹 장비 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10일 최신 '세계 팹 전망 보고서(World Fab Forecast)'를 통해 내년 반도체 팹 장비 투자가 올해에 비해 약 24%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인 677억 달러(81조1519억)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SEMI는 메모리 팹이 300억 달러(약 35조7000억 원) 규모로 가장 큰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이며 로직 팹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가 290억 달러(약 34조5000억 원)로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3D 낸드 메모리 분야의 올해 팹 장비 투자액은 30% 증가하고 내년에는 17%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D램 팹 장비 투자는 올해 11% 감소하지만 2021년에는 50% 급증 전망이다. 로직 팹 및 파운드리에 대한 팹 장비 투자는 올해
11% 하락 후 2021년에 1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센서에 대한 팹 장비 투자는 올해 60%의 두드러지는 증가세를 보인 후 2021년에는 36% 더 증가할 전망이다. 아날로그 반도체에 대한 팹 장비 투자는 올해 40%, 내년 1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력 반도체 분야는 올해 16% 성장 후 내년에는 67%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센서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꾼 후 다시 이미지로 보여주는 반도체다.

SEMI는 "5월 현재 미국에서만 4000만명이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으로 일시해고 상태에 있다"며 "기업들의 사업 중단으로 일반 전자 제품에 대한 일반 소비자 지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라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