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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 치는 HDC현산-산은, 협상 전에 ‘기싸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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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 치는 HDC현산-산은, 협상 전에 ‘기싸움’ 본격화

HDC현산 ‘원점 재검토’ 선언에 산은 ‘구체적 사안’ 제시하라
본 협상 앞두고 벌써부터 날선 신경전…재협상 전망 ‘매우 흐림’

[자료사진=아시아나항공]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인 산업은행간 기싸움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HDC현산의 ‘원점 재검토’ 선언에 산은이 ‘요구사항’을 제시하라고 맞받아치면서다. ‘팔려는 쪽’과 ‘사려는 쪽’ 모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인수 가격을 놓고 재협상 테이블이 열리기 전에 양측이 ‘핑퐁’을 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본 협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관측이다.

HDC현산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을 이달 27일까지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돌발변수가 발생으로 인수 절차가 지연됐었다.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급격한 재정난에 HDC현산의 인수포기설도 제기됐었다.
산은 등 채권단이 의수 의사를 밝히라고 압박하자 HDC현산이 ‘인수의향’은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부재 등의 이유로 원전재검토를 선언했다.

HDC현산은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HDC현산의 재협상 요구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이 당초 계약 초기보다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2019년 말 기준 2조8000억 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 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 원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0년 1분기 말 현재 계약 기준인 2019년 반기 말 대비 1만6126%까지 늘어났다. 자본총계는 2020년 1분기 말 현재 2019년 반기 말 대비 1조772억 원 감소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일방적 운영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산은 등 긴급지원 자금 1조7000억 원을 추가 차입한 것이나 계열회사에 대한 1400억 원 규모의 지원이 예비인수자와의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등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에 산은은 구체적 사안을 제시하라며 ‘공’을 HDC현산에 넘겼다. 10일 산은은 “현산 측이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고 하는 건 자칫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향후 공문 발송이나 보도자료 배포가 아닌 협상 테이블로 직접 나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밝혔다.

다만, 채권단은 “현산 측이 그동안 인수 여부에 대한 시장의 다양한 억측이 있었음에도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힌 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HDC현산과 채권단이 본 협상에 들어가더라도 인수 가격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적자가 HDC현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본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인수 파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