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 시 의료비로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3400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보험사들이 판매를 꺼려 실손보험 가입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화생명이 이처럼 실손보험 가입 연령을 낮춘 것은 손해율 관리 차원에서다. 고령층일수록 의료비 지출이 많은 것을 감안해 50세 이상은 보험료를 더 받아 손해율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방문진단심사 기준을 41세에서 20세로 낮췄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1월부터 만 21세 이상이 실손보험에 가입할 경우 방문진단심사를 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도 1월부터 기존 66세 이상에 적용했던 방문심사 기준을 61세 이상으로 바꿨다.
방문진단심사는 간호사가 고객을 찾아 혈압, 혈액, 소변 검사 등 보험 가입에 필요한 신체검사를 하는 것으로 질환이 확인되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보험료를 올리거나 가입을 거절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37.2%로 전년 동기 대비 5.9%포인트 상승했다. 131.3%을 기록한 2016년 이후 최고치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급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보험사 입장에서 손해율이 100%가 넘어가면 받은 돈보다 준 돈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손해율이 급등한 것을 두고 보험업계는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로 인한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문케어는 2022년까지 민간의료보험의 비급여항목 중 3800여개를 건강보험의 급여항목으로 전환해 국민의 과도한 병원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취지에서 2017년 시행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항목이 많아지면 소비자가 내는 돈이 줄어들어 보험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병원을 자주 찾게 된 부분이 더 크다”며 “비급여 항목이 줄어들면서 예전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병원이 비급여를 계속 개발하고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손해율 악화로 팔수록 적자를 보고 있는데다 당국 눈치에 보험료 인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계속해서 판매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