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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레바논 통화가치 8개월 새 70% 급락…경제적 고통 불만 반정부 시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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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레바논 통화가치 8개월 새 70% 급락…경제적 고통 불만 반정부 시위 격화

사진은 올해 1월 레바논에서 부패와 통화가치 하락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젊은이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올해 1월 레바논에서 부패와 통화가치 하락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젊은이들.

레바논에서 통화 급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1일(현지시간) 수도 베이루트 등 여러 대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했다.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시위대가 군부대에 돌을 던지고 총리실 앞 방호책을 기어오르기도 했다. 이들은 경제를 급격히 악화시킨 책임은 정치 엘리트에게 있다며 항의하고 있다.

수도 북부와 남부에서는 시위대가 타이어를 불태우며 걸프 간선도로를 봉쇄했다. 이슬람 시아파 조직 헤즈볼라가 거점으로 하는 수도 남부 지역 등 좀처럼 시위가 일어나지 않는 지역에서도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북부 도시 트리폴리에서는 시위대가 군을 겨냥해 돌을 던지거나 시 중앙은행 사무실에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남부의 사이다(시돈) 에서도 항의시위가 발발했다.

레바논 통화는 지난 며칠간 급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약 70% 하락했다. 필수품을 수출에 의존하는 이 나라의 통화 급락은 패닉 상태를 초래해 최근 몇 달 사이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고 대량 해고와 사업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은행의 예상으로는 2020년 레바논의 빈곤율은 거의 50%에 이를 전망이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가 이끄는 정권은 출범 100여 일밖에 되지 않았다. 시위 참가자는 정부가 경제 대책을 게을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지난해 10월 부패에 대한 항의시위가 전 국토로 확산되며, 사아드 하리리 당시 총리가 사임했다. 이후에도 생활 형편의 급격한 악화와 부패 만연에 항의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계속됐다.

대학교수 출신인 디아브 총리는 지난해 12월 헤즈볼라가 지지하는 연립정권 총리로 지명됐다. 1월 출범한 내각은 과감한 개혁을 내세웠지만 거의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