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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상장에 ‘핫’해진 한화그룹, 경영승계로 쏠리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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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상장에 ‘핫’해진 한화그룹, 경영승계로 쏠리는 시선

고공행진하는 니콜라. 지분 투자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도 ‘함박웃음’
당초 지분 가치보다 7배 이상↑…한화家 ‘에이치솔루션’ 기업가치도 ‘쑥쑥’
에이치솔루션·(주)한화 ‘합병’ 시나리오 거론…‘김동관’ 중심 지배구조 개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사진=한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사진=한화그룹]
미국 수소트럭계의 테슬라로 꼽히는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으로 지분 가치가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한화그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 가치가 7배 이상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특히 ‘니콜라 효과’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도 기업가치 상승효과를 누리면서 한화그룹 승계 움직임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 두 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을 한화가(家)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50%)과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25%),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25%)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니콜라는 상장 첫날인 지난 4일(현지 시각)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122억 달러(약 14조7000억 원)를 돌파했다. 한화는 지난 2018년 11월 니콜라 지분 6.13%를 1억 달러(약 1200억 원)에 취득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 가치는 7억 5000만 달러(약 9000억 원)로 늘어났다. 니콜라의 주가가 지난 5일(35.97달러)과 8일(73.27달러) 연이어 상승하면서 지분 가치는 1조 원 이상으로 뛰어오르게 된 셈이다.

한화가 니콜라와 인연을 처음 맺게 된 건 2018년 초다. 미국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담당하는 현지 벤처 투자 전담 조직이 니콜라 투자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투자 최종 결정을 위해선 니콜라에 대한 정보와 수소 사업 전망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 수집이 절실했다. 이 과정에서 10여 년 동안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은 김 부사장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게 한화측의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서고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을 직접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사업 비전이 한화의 미래 사업 방향과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업 추진을 주도했다.

한화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 공급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니콜라의 상승랠리가 이어지면서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의 니콜라 지분 가치 고공행진으로 현금화를 통한 지주사인 ㈜한화 지분 확대 시나리오와 김 부사장 등 3세가 지배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과 ㈜한화간 합병 방안이 거론된다.

이 중에서 에이치솔루션과 ㈜한화 간 합병에 무게가 실린다. KTB투자증권 김한이 연구원은 “한화그룹이 승계 등의 지분구조 개편이 추진된다면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합병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특수관계인 주주 ‘김동관·김동원·김동선’ 3인이 100% 소유한 회사로 지분율이 적은 경우보다 합병 후 희석이 적고, 한화에너지, 한화종합화학, 한화시스템 등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재원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오너 3세가 100% 보유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가치가 상승으로 ㈜한화와 합병 비율을 유리하게 산정할 수 있다.

한화종합화학 최대주주는 39.1%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로, 한화에너지는 에이치솔루션의 100% 자회사다. 에이치솔루션의 최대주주가 김 부사장인 점을 감안하면 ‘김동관→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으로 22.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김 부사장이 4.44%, 김 상무가 1.67%, 김 전 팀장이 1.6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김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지분 36.6%로, 한화솔루션은 또다시 36.0%의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재계 안팎에서는 김 회장의 첫째 아들인 김 부사장으로의 승계 구도가 짜여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 부사장이 최대주주인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상장을 마무리한 한화시스템의 지분 13.41%를 확보하고 있고, 한화종합화학은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어, 김 부사장의 그룹내 지배력은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