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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반도체 생산성 100배 높이는 기술 개발 성공…EU·日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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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반도체 생산성 100배 높이는 기술 개발 성공…EU·日 넘었다

기계연구원, 프로텍과 손잡고 갱본더 장비 개발
웨어러블·AI 반도체 등 다양한 초정밀분야 활용 가능

기계연구원이 개발한 패널 레벨 'gang bonder' 장비. 패널 기판을 한번에 본딩할 수 있는 장비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유연 반도체 패키지 및 고성능의 반도체칩 등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사진=한국기계연구원이미지 확대보기
기계연구원이 개발한 패널 레벨 'gang bonder' 장비. 패널 기판을 한번에 본딩할 수 있는 장비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유연 반도체 패키지 및 고성능의 반도체칩 등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사진=한국기계연구원
반도체 생산성을 100배 높이는 장비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번 반도체장비 기술 개발은 반도체 장비 분야 선진국 유럽과 일본 기술 수준을 뛰어넘은 것이어서 향후 관련 시장에서 국내 업체 약진이 예상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프로텍과 공동으로 반도체 후공정의 생산성을 기존보다 10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갱 본더(Gang-Bonder)' 장비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계연 송준엽 부원장 연구팀과 프로텍이 개발한 갱 본더 장비는 머리카락의 절반보다 얇은 20㎛급 유연 반도체 칩을 파손없이 고집적 유연기판에 배열하고, 조립정밀도 ±2㎛ 이내로 접속과 적층을 할 수 있는 대면적의 패널 레벨 패키지(Panel level Packaging) 조립 장비다.

패널 레벨 패키지는 반도체를 웨이퍼나 각각의 칩 단위가 아닌 패널 단위로 한 번에 패키징해 생산속도를 크게 향상시킨 첨단 후공정 기술을 말한다.

이번에 연구팀은 비접촉식 압력 인가 방식과 다중 셀 세라믹 히터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갱 본딩 방식을 적용해 300㎜×300㎜ 이상 대면적 유연 반도체 패키지 패널 조립 장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장비는 열에 의한 휨이나 손상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은 극대화할 수 있어 향후 반도체 칩 후공정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연구팀이 기존의 일반적인 후공정 방식(TC Bonder)과 갱 밴더 방식의 생산성을 비교한 결과, 시간당 반도체 생산량(UPH)이 10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갱 밴더 기술의 핵심은 반도체 칩을 기판에 하나씩 조립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여러 개의 칩을 동시에 조립하는 기술로 낮은 온도에서 일차적으로 칩을 간소하게 조립한 뒤 다시 대량의 칩을 일괄 전기 접속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칩에 가하는 열손상은 줄이고 생산성은 높인 차세대 방식으로 세계적으로 아직 상용화 사례는 없다.

연구팀은 갱 밴더 방식의 패키징을 구현하기 위해 특수 기체를 이용하여 칩과 접촉하지 않고 압력을 인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칩 또는 기판의 두께 편차가 발생하더라도 균일한 압력을 가할 수 있고 칩의 정렬이 틀어지는 조립 오차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반도체 패키징 조립은 개별 칩마다 조립 헤드부분이 기계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때 칩과 기판의 두께에 편차가 생기면 조립 오차가 발생할 수 있어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양에 제한이 있다.

이어 연구팀은 300㎜×300㎜ 이상의 대면적을 20℃/sec 이상으로 고속 가열 이나 냉각할 수 있는 다중 셀 세라믹 히터(온도 균일도 ±2% 이내)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유연 기판을 셀로 나눠 가열하되, 이를 동시에 진행해 균일한 열전달이 가능하게 한 기술이다. 생산 공정 속도는 높이고 불량은 줄일 수 있다.

기계연 송준엽 부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갱 밴더 장비는 유럽, 일본 등 반도체 장비 선도국 소수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최고 사양의 반도체 조립 장비보다 앞선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이라며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카드, 메디컬 디바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패키지 등 초정밀 조립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