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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김동원 LG전자 H&A기술연구소장 "'고객 입맛 맞춘 제품 개발이 발명왕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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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김동원 LG전자 H&A기술연구소장 "'고객 입맛 맞춘 제품 개발이 발명왕 비결"

"발명 꼭 새롭고 거창한 건 아냐…기존 제품 문제 해결 과정서 특허 받는 기쁨 만끽"

김동원 LG전자 H&A사업본부 H&A기반기술연구소장. 사진=LG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김동원 LG전자 H&A사업본부 H&A기반기술연구소장. 사진=LG전자 제공
‘가전은 역시 LG’라는 말이 있다.

LG전자 가전제품 광고에 항상 등장하는 이 문구에는 오랫동안 고객에게 사랑받아 온 1등 가전 기업의 자신감이 묻어나 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20여년 넘게 LG전자에 몸담으며 수많은 특허 출원 기록을 쏟아냈던 '발명왕' 김동원(53) LG전자 H&A사업본부 H&A기반기술연구소장의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연구소장은 신기술을 개발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해 우리 산업 경쟁력을 높인 공로로 지난해 5월 27일 ‘제54회 발명의 날’ 행사에서 엔지니어 최고 영예인 ‘올해의 발명왕’을 수상했다.

김 소장은 1996년 입사 이후 24년간 LG전자 자랑인 '신(新)가전'을 연구해왔다. 이에 따라 그가 20여 년 동안 출원한 특허만 무려 1000여개에 달한다. 이는 평균 일 주일에 한 개꼴로 특허를 출원한 셈이다. 그는 번뜩한 아이디어의 비결로 '고객 가치에 대한 고민'을 꼽았다.

“가전제품은 고객의 가사노동을 최소화하면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 고객 입장에서 가치가 있는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김 소장은 자신이 출원한 수많은 특허 중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 핵심 기술인 '무빙행어'를 대표적인 특허로 꼽는다.

무빙행어는 1분에 최대 200회 이상 빠른 속도로 옷을 흔들어 옷에 달라붙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스타일러는 김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9년동안 하루에 적으면 5~6번, 많게는 10번 넘게 실험을 지속하며 연구한 끝에 탄생했다.
김동원 LG전자 H&A사업본부 H&A기반기술연구소장. 사진=LG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김동원 LG전자 H&A사업본부 H&A기반기술연구소장. 사진=LG전자 제공

김 소장은 "구김을 제거하려면 습기, 온도, 기계력(기계로 일하는 힘) 3요소가 필수다. 고온 스팀을 이용해 습기와 온도 두 가지 요소는 충족했지만 기계력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무거운 추를 달거나 집게로 의류를 당겨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사용하기에 번거롭다는 문제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스타일러의 냄새 제거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출퇴근하는 주변 연구원들에게 샘플 의류를 입힌 후 삼겹살 집이나 담배 연기가 자욱한 당구장에 방문하도록 한 뒤 고기냄새와 담배 연기가 스며든 의류 등을 수거하기도 했다.

또한 고급 의류를 어떻게 하면 손상 없이 관리할 수 있을 까를 실험하려다 실크 블라우스, 원피스, 모피 등 여성 의류를 한번에 많게는 1000만 원어치씩 구입해 오기도 했다.

그는 "실험실에서 삼겹살과 고등어를 구워 몇 차례 사내에서 민원이 들어온 적이 있고 고급 의류 손상 여부를 실험하기 위해 백화점에서 수천만 원 어치 옷을 샀을 땐 백화점 직원이 수상하게 쳐다보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소장은 "발명은 꼭 새롭고 거창한 건 아니다"라며 "특히 가전처럼 오래된 기술과 제품이 있는 분야에선 이미 알려진 기술을 조합해 새로운 효과를 내는 것 또한 발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타일러에 적용된 히트펌프, 스팀 등 주요 기술도 이 세상에 없었던 기술이 아니다"라며 "다만 제품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특허를 받은 발명도 나왔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그동안 연구해온 경험과 지식으로 다른 연구원들을 코칭하고 제품 콘셉트를 발굴하는 것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고객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개발 과정 중 상품기획 부서와 사업부 등 유관부서와 치열한 토론을 통해 의견 일치를 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발 중간마다 환경 변화에 따라 개발 방향 수정이 필요한 지를 수시로 점검하는 프로세스도 거치고 있습니다."

그는 또 "LG전자가 고객의 삶을 편리하게 바꾸는 혁신 제품을 계속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