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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테슬라, 도요타 누르고 자동차주 시총 1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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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테슬라, 도요타 누르고 자동차주 시총 1위 논란

주당 1000달러 돌파…투자자들 "거품끼어 있다"

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지난주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처음으로 도요타를 누르고 자동차주 중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과연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도요타를 앞섰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파이낸셜포스트 비즈니스 등 외신들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10일 테슬라의 주가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당 1025.05달러로 시가총액이 1877억 달러에 달했다. 반면 자동차주 중 일본 도요타는 이날 시가총액이 1780억7800만달러로 평가됐다. 다음으로 독일의 폭스바겐은 테슬라의 절반도 안 되는 863억400만 달러였다. 이에 따라 테슬라가 시가총액에서 도요타를 누르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르게 됐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가 공식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자동차메이커입니다. 축하합니다”라는 트윗을 가장 마음에 들어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의 시가총액 거품론이 여전한 데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 하나로 천정부지로 주가가 치솟는 데 대한 불신론도 만만찮다.

많은 투자자는 시가총액 1위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테슬라가 시가총액에서 도요타를 누르고 1위에 오르는 데는 250억 달러 이상을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시장가치 또는 시가총액은 발행주식에 주당주식을 곱한 액수로 결정된다. 하지만 발행주식을 어떻게 계산할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시각차가 있다.

도요타는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확대해왔으며 지난 6년간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사주는 주식 회계처리 방법이 나라마다 다르다. 자사주 보유를 완전히 금지하는 시장도 있는가 하면 보유할 수 있는 금액에 상한을 설정하는 시장도 있다.

일본 상장기업의 경우 보통 자사주는 시가총액에 포함된다. 또한 블룸버그가 정리한 데이터에 따르면 도요타만큼 가치있는 회사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을 때(14% 이상) 시가총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도쿄(東京)증권거래소가 매일 발행하는 시가총액기업 랭킹은 일본거래소그룹이 자사주를 포함한 시가총액을 나타내고 있으며 5월 말 시점에서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자사주 300억 달러를 포함해 22조 엔(2050억 달러)에 달한다. 블룸버그의 계산에 따르면 도요타가 자사주를 제외하면 18조3000억 엔(1700억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상장기업의 계산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의 시가총액계산에는 통상 투자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 자사주는 포함되지 않는다.

한편 테슬라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세계 최대 자동차제조업체를 특정하려고 할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논란이 있는 것이다.

투자자문회사 머크인베스먼트(Merk Investments)의 머니매니저인 닉 리스(Nick Reece)씨는 “이것은 의미론이다”면서 “시가 총액은 다른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15일 도쿄증시가 끝나고 미국시장이 개장되기 전 자사주를 뺀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1710억 달러로 테슬라의 1735억 달러보다 낮았다.

도요타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지난 2014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도요타는 정기적으로 자사주 일부를 임원 연봉플랜에 사용하거나 최근에는 그 일부를 일본전신전화에 제휴의 일환으로 매도했다.

마켓필드(Marketfield)자산운용의 마이클 샤울(Michael Shaoul)씨는 “회계 처리와 관련해서는 자사주가 어느 정도 가치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하는 한 시가총액 비교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어쨌든 지난 6년간 매년 평균 2조 엔(187억 달러)을 넘는 순이익을 올리는 기업과 2003년 창업 이후 한 번도 연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고, 2016년까지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10만대도 안되는 회사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미쓰비시(三菱)UFJ 모건스탠리증권의 수석투자전략가 후지토 후지리(藤戸紀弘)씨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도요타에 근접했다고 해서 테슬라가 도요타와 같은 회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10년 뒤를 내다보면 극단적인 기대를 고려해 넣을 경우 주당 1000달러 또는 1100달러가 적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