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과 함께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매각 후보로 올라왔다는 사실은 두산그룹이 유동성 확보에 절실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매각 대상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매각 대금은 약 6000억~8000억 원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 지배구조는 '그룹 지주회사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 순이다.
㈜두산이 매각 대금으로 두산밥캣 지분 50% 이상을 매입하면 기존 계열사 구조였던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에서 두산인프라코어만 제외하고 두산밥캣을 두산그룹 품으로 가져올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하나를 포기하고 다른 계열사는 놓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두산그룹은 최근까지 두산솔루스, 모트롤BG, 두산타워, 골프장 등 그룹 계열사 자산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가격 조율에 실패해 매각이 무산됐다.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4조4271억 원이며 이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는 2조93억 원을 달성해 총 매출의 43.08%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두산중공업 1분기 매출은 1조4970억 원으로 그룹 매출 중 32.09%를 차지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실적이 좋은 회사(두산인프라코어)'가 '실적이 부진한 회사(두산중공업)'를 위해 희생하는 형국으로도 볼 수 있다.
두산그룹은 최근까지 “매각 가능한 모든 자산을 팔겠다”고 입장을 밝혀왔지만 그룹 핵심매출원까지 내놓는다는 사실은 그만큼 그룹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직 세부적인 내용은 파악할 수 없다.
한국의 중공업과 건설기계산업을 책임졌던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