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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지경 됐나'...두산인프라코어 매물 신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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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지경 됐나'...두산인프라코어 매물 신세로

두산그룹 매출 43%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두산중공업 살리는 제물 논란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가 이동중이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가 이동중이다. 사진=뉴시스
두산그룹 ‘핵심 매출원(캐시카우)’을 담당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매각 신세가 됐다.

두산중공업과 함께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매각 후보로 올라왔다는 사실은 두산그룹이 유동성 확보에 절실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택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매각 대금은 약 6000억~8000억 원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 지배구조는 '그룹 지주회사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 순이다.

㈜두산이 매각 대금으로 두산밥캣 지분 50% 이상을 매입하면 기존 계열사 구조였던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에서 두산인프라코어만 제외하고 두산밥캣을 두산그룹 품으로 가져올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하나를 포기하고 다른 계열사는 놓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두산그룹은 최근까지 두산솔루스, 모트롤BG, 두산타워, 골프장 등 그룹 계열사 자산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가격 조율에 실패해 매각이 무산됐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구체화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을 살리려다 핵심 매출원까지 팔아치운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4조4271억 원이며 이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는 2조93억 원을 달성해 총 매출의 43.08%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두산중공업 1분기 매출은 1조4970억 원으로 그룹 매출 중 32.09%를 차지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실적이 좋은 회사(두산인프라코어)'가 '실적이 부진한 회사(두산중공업)'를 위해 희생하는 형국으로도 볼 수 있다.

두산그룹은 최근까지 “매각 가능한 모든 자산을 팔겠다”고 입장을 밝혀왔지만 그룹 핵심매출원까지 내놓는다는 사실은 그만큼 그룹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직 세부적인 내용은 파악할 수 없다.

한국의 중공업과 건설기계산업을 책임졌던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