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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강달호號, ‘빅 피처’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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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강달호號, ‘빅 피처’ 그린다

현대오일뱅크,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로 업계 2위로 우뚝
코로나19속 새로운 ‘도약 발판’ 마련…강달호의 ‘승부수’ 통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앞줄 왼쪽)과 한환규 부사장(앞줄 오른쪽) 등 임직원들이 지난 1일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하는 주유소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 오천주유소를 찾아 영업 개시를 기념하고 일일 주유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이미지 확대보기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앞줄 왼쪽)과 한환규 부사장(앞줄 오른쪽) 등 임직원들이 지난 1일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하는 주유소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 오천주유소를 찾아 영업 개시를 기념하고 일일 주유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국내 주유소 업계 2위로 올라선 현대오일뱅크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1999년 한화에너지플라자 주유소 1100여 개를 인수해 업계 3위가 된 이후 21년 만에 2위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를 추진해온 현대오일뱅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이번 인수가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기대감이 높다.

현대오일뱅크는 SK네트웍스 주유소 300여 개 운영권 인수를 마무리하고 1일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이번 인수로 현대오일뱅크 전국 주유소는 2500여 개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 전국 주유소는 SK에너지(3100여개) 뒤를 이었고 GS칼텍스(2352개), 에쓰오일(2162개)을 앞질렀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부동산신탁업체 코람코자산신탁(이하 코람코)과 함께 SK네트웍스 주유소 매각전에 참여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SK네트웍스 자산을 코람코가 인수하고 현대오일뱅크가 주유소를 임차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인수 후 영업 첫날인 1일 강달호(62)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직접 일일 주유원으로 활동하는 이색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프로축구 선수를 동반한 마케팅도 진행했다. 프로축구팀 울산현대(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에 이번 시즌부터 새롭게 합류한 국가대표 출신 이청용, 조현우, 정승현 선수가 지난 10일 울산 북구에 있는 동광주유소에서 현대오일뱅크의 SK네트웍스 인수를 축하하는 내용의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사진=현대오일뱅크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또 지난달 지오·디오·키오 등 공룡 캐릭터 3종을 선보이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는 고급휘발유 브랜드 ‘카젠(KAZEN)’을 개선해 새롭게 출시하는 등 브랜드 고급화에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 누유감지 시스템 ‘현대홈즈’ 특허 출원도 마쳤다"라며 "이 기술은 주유기마다 연결된 배관에 감지센서를 달아 기름 유출 여부를 감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SK네트웍스 주유소 운영으로 주유소시장 점유율 확대를 비롯해 주유소 업계의 융합 비즈니스모델을 크게 발전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위기속에서 강 사장이 ‘빅 피처(큰 그림)’를 그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인수로 국내 공급 채널이 늘어나 가격 변동성이 큰 수출보다 내수시장을 확고하게 다지게 됐다.

국내 정유업계는 최근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정유사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4%(0.86달러) 상승한 37.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는 최근 배럴당 40달러 안팎을 오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비대면) 생활방식 변화와 물류 이동 상승으로 석유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인수 주유소의 절반 이상인 159개가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수도권 시장에서 경쟁사에 비해 열세를 보여온 현대오일뱅크 주유소가 기존 591개에서 750개로 27%나 늘어나게 됐다. 거주와 유동 인구가 절대적으로 많은 수도권 주유소를 확보해 현대오일뱅크는 매출은 물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숫자 증가로 고객 접점도 늘어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상황을 맞은 현대오일뱅크의 전략적 판단이 적중했다”며 "현대오일뱅크는 앞으로 주요소를 이용한 플랫폼 비즈니스와 전기 충전기 등 차세대 수송용 연료 기반의 다양한 신사업도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