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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 이겨내며 성장해온 작가들의 분신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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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 이겨내며 성장해온 작가들의 분신들 전시

제5회 조형아트서울에 참가하는 '제이아트' 작가들

조형아트서울(PLAS, 대표 신준원, 조직위원장 정운찬, 운영위원장 손성례)이 동시대 미술 작품들을 가지고 서울 코엑스 1층 B홀에서 6월 17일 개막한다. 제5회 조형아트서울 아트페어의 주제는 성신여대 조소과 김성복 교수의 전시작이자 동명 제목인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이다. 이번 행사는 ‘갤러리&비즈니스’, 8개의 ‘특별전’, ‘관객 참여 체험전’으로 구성된다. 90여 개의 국내 갤러리와 아트센터 마이애미, 상해 국지 아트, 갤러리 오송파리가 참여하며, 이탈리아, 대만, 뉴욕의 갤러리는 코로나로 인한 격리 관계로 참여가 불투명하다. 국내외 작가 600여 명의 2,000여 점이 전시되어 21일 폐막하는 이번 아트페어에서 ‘제이아트’의 인기작가 (K-Artist) 여덟 명을 주목, 그들의 대표 출품작들을 살펴본다..

◇ 박주경: 한국미협 이사, 대한민국공무원미술협의회 부회장, 개인전 23회, 국내외 아트페어 100여회 참가, 심사위원선정 특별예술가상(2014,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과 프랑스 테일러상 수상(2014)의 서양화가이다.

박주경, 나의 궁금한 책장 이야기 my secret bookcafe ,154.5x112.1cm ,acrylic&fabric co~이미지 확대보기
박주경, 나의 궁금한 책장 이야기 my secret bookcafe ,154.5x112.1cm ,acrylic&fabric co~

‘나의 궁금한 책장 이야기’(my secret bookcafe, 154.5x112.1cm, acrylic & fabric collage, 2020); 책장은 인간의 역사를 한 틀에 담고 있는 또 하나의 우주적 공간이다. 인간의 총체적 지식의 세계인 책장이 점차 외면받고 있다. 책장에서 책을 꺼내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 완성되는 지식의 습득 절차는 인간이 수행해야 할 거룩한 의식이며, 결국 더 나은 세계로의 열망으로 귀결되는 과정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밀려 책장 앞이 북적거리며 혼잡을 이루었던 시절은 언제였던가 싶게 아득하고 지금은 먼지만 가득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책장을 부릅뜬 눈으로 지키며 인간의 손길을 기다리는 지킴이는 고양이인 나비들이다. 나비들의 활약으로 책장은 향기를 잃지 않고 오랜 세월 고고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무심한 인간들의 시선이 야속할 뿐이다. 그나마 단골손님인 어린 소녀의 방문으로 근근이 버티는 중이다. 인간의 욕망으로 사라져간 동물들이 아이의 주술로 다시 세상에 등장한다. 산불로 죽어가는 코알라에게 물을 건네주는 소방관의 구원의 손길은 세상을 지키는 힘을 의미한다. 여아의 신데렐라 꿈과 라이언 킹, 팽수도 시크릿 북카페에 오면 다 만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작가의 비밀공간…. 세속의 바쁜 일들에 치어 무심하게 외면하던 바로 그곳에서 온갖 화려한 포장의 책들이 표지를 단장한 채 유혹한다. 작가의 시크릿 북카페의 궁금한 이야기는 세상에서 점차 소멸해가는 책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변환한 작품으로 패브릭 꼴라쥬와 아크릴 작업으로 완성된다.
박주경, 책의 욕망은 책장을 펼치는 것 my secret bookcafe,91x116.8cm, acrylic&fabric col~이미지 확대보기
박주경, 책의 욕망은 책장을 펼치는 것 my secret bookcafe,91x116.8cm, acrylic&fabric col~


‘책의 욕망은 책장을 펼치는 것..’(my secret bookcafe, 91x116.8cm, acrylic & fabric collage, 2029); 아크릴과 패브릭 꼴라쥬 작업으로 화려한 문양의 책장을 표현함으로써 인간의 의식세계에서 점차 밀려나 오프라인 공간 속에 방치된 책의 존재를 부각시킨 작품이다. 조금 전 연인에게 프러포즈를 받은 여인이 꽃다발을 뒤로하고 책의 삼매경에 빠져있다. 지혜로운 여인의 행복한 가정이 연상된다. 지구에서 멸종된 공룡이 남자아이들로 인해 부활하고 있는 장면이다. 책장 아래위에서는 남자아이들의 주술에 힘입어 공룡들이 튀어나와 책장을 활보한다. 책을 빌려 가며 흥이 난 아들과 엄마의 자전거 데이트도 정겹고, 독 사과를 들고 있는 마귀할멈이 큰 개를 만나 백설 공주의 행방을 묻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담긴 이곳이지만 인간의 손길이 없으면 아무것도 시작될 수 없다. 점차 뜸해지는 인간의 흔적으로 책들의 아우성이 들린다. 사람들의 발길과 손길이 그리운 책의 욕망이 시각화된다.

◇ 이우 김영자(利羽 金英孜): 동화작가로서 개인전 및 초대전 12회(서울, 뉴욕 등)의 서양화가, 제13회 대한민국문화예술대전과 뉴저지주 문화상(2018) 등을 수상했다.

이우 김영자, 사랑의 모든 것 everything in love, 30.5x42cm, mixed media on canvas, ~이미지 확대보기
이우 김영자, 사랑의 모든 것 everything in love, 30.5x42cm, mixed media on canvas, ~


‘사랑의 모든 것’(everything in love)은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삶의 흔적들이라는 생각에서 이 작품은 시작된다. 부드러운 파랑의 면과 거칠고 밝은색의 면, 화려함을 뽐내는 자개와 달팽이가 각자의 개성으로 서로 어우러지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다. 작가는 우리의 삶이 희망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의 과정에서 힘들고, 슬프고, 화나는 일이 반복되더라도 그 어딘가에 희망으로 커오는 아름다움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 기대감으로 우리 삶의 의미를 찾고 지속해서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이 투영된 작품은 살아오면서 이루지 못한 꿈과 아름다운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들어와 있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은 동화적이다.
이우 김영자, e사랑의 모든 것 verything in love, 97.0x130.3, mixed media on canvas,~이미지 확대보기
이우 김영자, e사랑의 모든 것 verything in love, 97.0x130.3, mixed media on canvas,~


수묵의 느낌에 한국 정서를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구사된 현대감각을 실은 원색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삶에 대한 이우식(式) ‘삶의 박동’은 관조의 기원 의식이다. 이우는 그렇게 모두의 삶의 흔적들이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심성을 그림에다 채워 넣는다. 이우의 작품들이 진청(眞靑)을 입으면 그림들은 정갈해지고 상큼한 바다 내음을 부른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기를 느끼게 하며 잔잔한 감동으로 이어진다. 이 세상의 모든 이치를 겸허하게 자신의 그림 속에 담아내는 작가의 이타적 그림 작업은 선(仙)과 속(俗)의 경계를 허무는 행위이다. 형식과 내용 면에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작가의 작업은 우주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우의 그림들은 깃털처럼 가볍게 세상을 움직이는 도구가 되어 가고 있다.

◇ 김원중: 한국일요화가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개인전 2회의 서양화가로서 현직 변호사이다. 이천 산수유 그림 축제 대상(2011)과 뉴욕아트엑스포와 뉴저지 프린스턴갤러리 초대작가였다.

김원중, 저 멀리 진리를 찾아서..,사막1,33.3X53cm, acrylic on canvas, 2020이미지 확대보기
김원중, 저 멀리 진리를 찾아서..,사막1,33.3X53cm, acrylic on canvas, 2020


연작 ‘저 멀리 진리를 찾아서...’는 ‘사막 편’과 ‘설산 편’이 있다. 사막이든 설산이든 인간의 극한적 고행의 환경에서 길을 떠나는 외로운 순례자의 뒷모습은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 부와 명예, 권력은 인간이 좇고 있는 허상의 세계일 뿐이며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강력한 삶의 동력은 진리임을 그림은 대변한다. 수많은 삼각형의 산맥들은 인간계를 점령하고 있는 피라미드의 계급사회를 뜻한다. 평생 아등바등하며 애쓰고 그 자리에 올라보건만 더 큰 피라미드가 세상에 널려 있고 자신의 발밑은 까마득한 거리의 밑바닥에 있음을 알게 되고, 자신의 행위가 부질없음을 깨닫는다. 작품은 세속으로 이루거나 다다를 수 없는 진리의 빛을 찾아 모든 걸 내려놓은 채 고행하는 순례자들에게 저 멀리 높은 곳에서 달빛이 비춰주며 길을 안내한다.
김원중, 저 멀리 진리를 찾아서...설산3,  33.3X53cm, acrylic on canvas, 2020이미지 확대보기
김원중, 저 멀리 진리를 찾아서...설산3, 33.3X53cm, acrylic on canvas, 2020


붉은 모래언덕이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사막을 여행하는 순례자들, 가도 가도 다다르지 않는 광야를 묵묵히 걸어가는 순례자들 뒤로 더 높은 곳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초인의 존재는 구원을 뜻한다. 걸음이 지속 되면 언젠가 “너희도 구원을 받으리라.”라고 하는 것 같다. 작열하는 사막에서 외로움과 사투를 벌이며 고행하는 순례자들의 모습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표상이다. 피라미드 문양의 모래무지는 자본의 계급적 분화를 의미하며 그 사이로 저 멀리 언뜻 보이는 푸른 강은 사막의 오아시스이자 현대인들이 이루고자 하는 이상향이다. 그 너머 붉은 사막의 밤을 환히 비춰주는 달은 세상을 어둠으로부터 지켜주는 진리의 빛이다.

완혜 신유선: 서울예고, 이화여대 서양화과 졸업, 뉴저지주 문화상(2017),Parsons School of Design in NY(BFA)수료, Refreshment in Apgujung(갤러리 alle'e), Welcoming the Moon(리수 갤러리) 주제의 개인전을 연 서양화가이다.

완혜 신유선, 인간세상 Physical World, 30s, acrylic on canvas, 2014이미지 확대보기
완혜 신유선, 인간세상 Physical World, 30s, acrylic on canvas, 2014


인간세상(Physical World); 인생은 다양한 사건들을 싣고 흘러가는 배 같다. 도착지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세월이 지난 뒤에야 모두 안다. 삶과 죽음, 시종 사이의 길에는 많은 인연이 오고 오고 간다. 그 많은 인연 중에, 작가에게 진실로 새겨질 인연은 누구일까. ‘인간세상’은 작가의 뉴욕 학습시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학교, 각종 인종이 모인 그곳에서 ‘마리화나’ 냄새를 기숙사 공동작업실에서 맡을 수 있었고, 코와 배꼽, 혀에 피어싱한 유럽 출신 학우들과의 일상은 자못 당황스러웠다. 작가는 전 세계의 문화를 모아 놓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을 매일 드나드는 것이 일상이었다. 맨해튼 최남단에선 전 세계의 주식이 거래되었고 길거리에도 그들의 돈 냄새가 흘러 다녔다. ‘인간세상’은 그러한 인간 최고급 문명과 복잡한 일상을 담아낸 작품이다. 아직, 아름답고 영롱한 눈동자의 일본인 학우가 꼬나문 ‘담배 아닌 담배’의 달달한 냄새가 작가의 추억으로 피어난다.
완혜,신유선,  약속-사랑은 반응이다 Promise-Love is reaction, 20s, oil on canvas, 2014이미지 확대보기
완혜,신유선, 약속-사랑은 반응이다 Promise-Love is reaction, 20s, oil on canvas, 2014


약속, 사랑은 반응이다(Promise-Love is reaction);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모티브이다. ‘신과 인간, 주체와 대상, 남자와 여자’를 사랑이라는 주제로 얽는다. 사랑은 반응이다. 반응이 없으면 죽은 사랑이다. 그림 속 대상은 반응한다. 약속이 성립되어 사랑이 살아 나아간다.

◇ 이윤아; 중앙대 디자인학부 출신의 서양화가, 미술을 즐기는 사람들(art academy 대표이다. 서울아트쇼 초대작가(2019), PLAS Contemporary Art 초대작가(2019, 2020)이다,

이윤아 ,푸르스름한 꽃 bluish flower, 116.8x91cm, oil on canvas,2019이미지 확대보기
이윤아 ,푸르스름한 꽃 bluish flower, 116.8x91cm, oil on canvas,2019


사랑(Lurve, 91x116.8cm, oil on canvas, 2019); “붉은 꽃이 바다 위를 넘실거리면서 태양 빛과 함께 타오른다.” “풀과 같이 연연한 사랑아/ 바다와 같이 푸르디푸른 깊이라고 생각했던 또 다른 사랑아/ 붉은 마음으로 함께 했던 우리의 사랑을 가슴에 간직하고,/ 너와 나, 그리고 사람과 함께 바다에 넣어질 내 사랑”. 초록을 안고 있는 이 꽃은 바다가 보이는 배경 위에 피어있는 붉은 꽃을 보고 영감을 얻어, 2017년에 시작하여 2019년에 마지막 터치를 한 그림이다. Lurve 또한 이성 간 사랑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이윤아, 사랑 lurve, 91x116.8cm, oil on canvas, 2019이미지 확대보기
이윤아, 사랑 lurve, 91x116.8cm, oil on canvas, 2019


작가는 사람 사이 사랑의 감정을 꽃과 나무, 잎사귀 등 자연물에 투영하여 오일페인팅 작업을 한다. 색깔이 주는 대비와 조화 효과를 중시하며, 흑과 백, 적색을 사용하며 작업을 진행하다, 2019년 봄부터 푸른색이 변주하는 조화를 그림에 담고 있다. ‘Snow’는 눈과 설경, 산수유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으로, 겨울에 쌓이고 녹아내리는 눈은 삶의 순환과 반복을 연상하게 하는 흘러내리는 페인팅 기법을 사용해 흑과 백으로 표현했다. 산수유 열매의 적색은 사람으로 시작되는 사랑의 감정을 나타낸다.

◇ 장혜림: 홍익대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출신의 재미 한국화가, 개인전과 초대전 17회(한국, 미국, 프랑스)와 40회의 수묵회전, 뉴욕 주 시장 문화상(2004), 뉴저지주 상의원 문화상(2006) 등을 수상했다.
장혜림, 꿈의 세계여행2, 45.5x33.4cm, 캔트지위의 수묵담채,2019이미지 확대보기
장혜림, 꿈의 세계여행2, 45.5x33.4cm, 캔트지위의 수묵담채,2019


‘꿈의 세계여행’;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 온 지구촌 식구들이 바이러스가 퍼트린 환난 속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작가는 ‘그림쟁이인 나는 누구인가?’라고 자문한다. 디아스포라(Diaspora) 적 외국 생활을 하면서 창작하던 어느 추운 겨울날, 느낌 한 점 없는 목화송이 같은 하얀 눈송이만 삭막한 대지를 덮고 있었다. 눈 내리는 창밖은 오래전에 작가가 잃어버린 유년의 ‘고향의 겨울 풍광’을 떠올렸다.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먹이를 찾아 인가로 내려온 노루 두 마리가 점점 크게 보였다. 작가는 바로 소묘에 들어갔다. 이후, 그녀의 작품 속엔 사슴과 노루가 자주 등장한다.
장혜림, 꿈의 세계여행3, 65.1x50.0cm, 캔트지위의 수묵담채 ,2019이미지 확대보기
장혜림, 꿈의 세계여행3, 65.1x50.0cm, 캔트지위의 수묵담채 ,2019


작가는 예술의 좌표 설정은 표현 자체가 아니라 작가가 심상으로 보는 내적 표현의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화제(畵題)를 ‘꿈의 세계여행’이라고 정한다. 작가는 작가의 사의성(事意成)을 중시한다. 동양화에서는 사의성(事意成)을 작가의 작품성이나 예술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삼아 왔다. 동양화 가운데 산수화의 기원적 태동 국인 고대 중국에서는 작가의 사의성을 '흉중구학'(胸中丘壑)이라고 했다. 이는 오늘날 동양화 창작 활동의 기저도 ‘자연미’ 재창조라는 의미로 수용된다. 동양화에서 자연미는 자연과 작가를 대상의 주체와 객체로 분리하거나 예속적 관계로 삼지 않고 또 다른 자연과 작가의 내재적 공유교감의 창조 공간이다. 작가는 한국적 정서를 국제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한국화 작가이다.

◇ 전미선; 개인전 25회, 국내외 아트페어 47회, 310여 회의 국내외 전시(1993년 이후) 경력의 서양화가, 대한항공 ‘제21회 올해의 광고상’ 등 다수 광고의 그림 작가로 선정되었다.

전미선, 비단잉어 KOI 325, 45.5X45.5cm ,oil on canvas, 2020이미지 확대보기
전미선, 비단잉어 KOI 325, 45.5X45.5cm ,oil on canvas, 2020


비단잉어(KOI); 잉어 그림은 행운을 불러온다고 한다. 복, 번영, 비약, 재물, 풍요, 입신출세, 의 상징이고, 부부 화애, 가정 원만, 번성, 장수, 좋은 운의 상징물이다. 잉어 그림은 생에 대한 기쁨과 감사로 가득하다.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하고 따뜻한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은 작가의 소망처럼 작품 속 대상들은 언제나 밝고 경쾌한 색과 기운을 발산하면서 역동적인 힘을 전달한다. 작품은 채도를 낮추고 명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자연색을 따른다. 명도가 높은 색채를 통해 대상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이다.
전미선,비단잉어 KOI 335, 60.6X60.6cm, oil on canvas, 2020이미지 확대보기
전미선,비단잉어 KOI 335, 60.6X60.6cm, oil on canvas, 2020


작품 속에 등장하는 비단잉어, 꽃, 풍경 등은 생의 기쁨과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한 대상으로, 나이프로 물감을 두껍게 발라내어 형상과 배경을 단순화하고, 화사한 빛과 색채를 화면 전체에 채워내며 순간의 인상을 강조한다. 나이프의 강약 조절로 칠해진 두터운 마티에르에는 작가의 섬세한 호흡과 움직임이 그대로 담기어 작품에 힘을 더한다. 그래서 작품을 마주하는 이에게 긍정적인 힘을 선사한다.

◇ 허숙이: France Drouot Formation 수료, 초대전 및 개인전 10회, 루브르 아트페어와 쾰른 아트페어 참가, 제30·36회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특선 및 입선의 서양화가이다.

허숙이, 사계-바람 서Ⅰ, 91.0×91.0cm, oil on canvas, 2019이미지 확대보기
허숙이, 사계-바람 서Ⅰ, 91.0×91.0cm, oil on canvas, 2019


시인 서정주의 감성을 불러오는 서(西)에서 오는 바람과 이를 영접하는 산내들의 초목, 중첩적 의미의 갈 바람은 황금들판의 곡식들과 과실을 갈무리함과 아울러 가을 갈대의 브라운을 타고 종료되는 계절의 마무리를 아우른다. 삶에서 방위는 색은 일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순종과 저항의 이미지를 소지한다. 작가 허숙이는 자신의 마음을 캔버스 위에 걸고, 성숙을 넘어 완숙을 지향하는 개성을 보인다. 그녀에게 자연만 있다면, 화구나 인물들이 이뻐 보이고, 즐기는 그림은 느린 진전을 보인다. 긴 호흡의 내공은 전투적 속성을 자연스레 멀리한다.

작가가 다양한 크기로 집중 작업한 최근의 작품들은 ‘사계-바람 서Ⅰ’(91.0×91.0cm, 2019), ‘사계-바람 서 Ⅱ’(91.0×91.0cm, 2019), ‘사계-바람 전’(53.0×41.0cm, 2020), ‘사계-여름 바람’(60.6×72.7cm, 2019), ‘사계-봄바람’(60.6×72.7cm, 2020), ‘사계-갈 바람’(72.7×60.6cm, 2019), ‘사계-바람’(91.0X91.0cm, 2019) 등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연의 일부인 ‘바람’을 화두로 삼은 작품들을 출품한다. 유기 생명체로 제 몸에 난 상처를 치유하고, 작품으로 기록한 것이 자연색, 그 색채는 시련을 극복하고 꽃을 피워내는 사랑의 공간을 보여준다.
허숙이,사계-갈바람,72.7X60.6cm,oil on canvas, 2019이미지 확대보기
허숙이,사계-갈바람,72.7X60.6cm,oil on canvas, 2019


‘사계-바람 서Ⅰ’와 ‘사계-바람 서 Ⅱ’;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나무, 서쪽 바람을 가까이 맞이하려는 여름과 가을, 화려한 옷으로 향연을 채비한다. ‘사계-바람 전’; 또 다른 계절이 다가오는 기다림과 설렘, 두려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사계-여름 바람’; 녹색 바람에 인간이 숨을 쉬고 자연을 만끽한다. 고마움이 깃든 바람이다. ‘사계-봄바람’; 굳었던 땅에 봄바람이 힘겹게 꽃 색깔을 내기 위해 내뿜는 봄. 자연과 인간이 즐기려고 움직임을 시작하는 봄이 묘사된다. ‘사계-갈 바람’; 인간이 만끽한 가을 잔치에는 상처가 따르지만, 바람은 치유의 능력을 보인다. ‘사계-바람’; 사랑하는 아이에게 시련의 시간이 지나가길 기도하는 마음을 보여준다.

제5회 조형아트서울(PLAS, Plastic Art Show)에 참가하고 있는 여덟 작가는 전투적 삶을 살아오면서 내적 수양을 거쳐 미소를 소지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언제나 붓을 칼로 만들 수 있고, 칼을 붓으로 만들 수 있는 내공을 습득해 가고 있다. 이번 아트페어에서 ‘바람이 불어도 가는 작가군(群)’은 바로 이들이다. ‘갤러리 & 비즈니스’에서 작지만 강렬한 빛을 내고 있는 갤러리 ‘제이아트’와 여덟 작가의 수상한 행보가 에너지원(源)이 되고. 바람난 작품들이 행운을 가져다주는 작품들임이 알려졌으면 한다. ‘제이아트’의 K-Artist들의 건투를 빈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