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지분 75%를 보유한 인도 마힌드라가 대주주 자격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내면서 압박의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어서다. 쌍용차는 모기업의 투자 철회, 13분기 연속 적자 행진, 1분기 감사의견 거절 등 갖은 악재로 벼랑 끝 위기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뜻 산은이 나서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쌍용차의 대주주 마힌드라가 지배권 포기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지원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마힌드라는 지난 4월 23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한 데 이어 이달 13일 "쌍용차가 새 투자자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자동차 업종 지원’으로 쌍용차의 회생과 관련한 기금 활용의 걸림돌을 실질적으로 제거하는 후속 작업에 착수했다. 총 40조 원 규모로 운용되는 기안기금은 이번 주 내 공고를 통해 정식으로 지원 신청을 받기 시작한다.
특히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사실상 경영권 포기 의사를 밝히며 위기에 몰린 쌍용차의 경우 자동차 산업이 추가되면서 기안기금 지원 대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도 기안기금 신청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다만 자동차가 지원 업종에 포함되는 것과 실제 쌍용차에 대한 지원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자금 지원은 대주주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이뤄지는데 대주주가 사실상 그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에서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경영위기를 겪는 쌍용자동차 지원과 관련해 “대주주(마힌드라)가 나 몰라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 지 지켜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산은의 다른 고민은 쌍용차에 만기연장을 해준다 해도 지속적인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쌍용차는 1분기 순손실이 1935억 원에 달하며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쌍용차의 감사업체인 삼정회계법인도 쌍용차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