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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현대로템 이용배호(號)...국내업체 있는데 일본과 손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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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현대로템 이용배호(號)...국내업체 있는데 일본과 손잡아

긴 관점에서 일본 업체가 아닌 국내 기업과 협력 절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사진=현대로템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사진=현대로템 홈페이지

강원도가 2022년에 강원도 삼척시에 총 1450억 원을 투입해 수소도시(수소 융·복합 클러스터)를 만들기로 한 가운데 친환경 도시에 들어갈 수소생산설비가 국산제품이 아닌 일본산 제품이 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서 따르면 강원지역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정부기관 강원테크노파크(TP)가 최근 발주한 강원 삼척 갈천동 일대 수소개질기(액화천연가스를 수소로 바꾸는 생산시설) 입찰에서 현대로템(대표 이용배)이 최종 계약자로 선정됐다.

입찰 결과 현대로템이 제이엔케이히터와 원일티엔아이 등 경쟁 업체 2곳을 따돌리고 계약을 따냈다.

문제는 현대로템이 일본 업체 오사카가스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이번 사업에 응찰했다는 점이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에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내린 지 1년이 지나 한일 갈등이 최고조로 달한 가운데 현대로템이 수소개질기 부문에서 국산 기술을 외면하고 일본 기술에 의존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이엔케이히터 등 국내 에너지 전문업체는 수소충전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 안전 테스트도 지난해 8월 이미 끝마친 상태”라며 “특히 제이엔케이히터는 수소경제에 대한 해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화 1호 수소추출기’를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제이엔케이히터는 온사이트 수소충전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제인엔케이히터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제이엔케이히터는 온사이트 수소충전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제인엔케이히터 홈페이지


이와 함께 특정 업종에 주력해온 업체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대로템은 최근까지 철도, 방산, 플랜트 사업만 주력해온 업체다.

이에 비해 제이엔케이히터는 2013년부터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수소충전소 개발에 전력투구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수 십 년간 특정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국내업체를 배제하고 우리와 감정적인 골이 깊은 일본의 기술을 활용한 기업을 최종 계약자로 선정한다면 이는 국내 중소업체의 목을 조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일본 기술이 다소 우수하더라도 최근 한일 갈등으로 불거진 소재 국산화 추세와 맞지 않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수소 기술개발 로드맵’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수소시장 규모는 2017년 1292억 달러(약 156조 원)에서 2050년 2조5000억 달러(약 3022조 원) 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수소 기술을 한국, 일본, 미국 등 3국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수소경제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국내 중소·중견업체 기술력을 적극 활용해야 해외로 나가는 로열티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기술 의존으로 국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는 현대로템이 일본 업체와 협력을 이어 나갈지, 국내 업체와 손을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