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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펀드 5천 억 규모 환매중단...NH투자증권 등 판매사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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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펀드 5천 억 규모 환매중단...NH투자증권 등 판매사 ‘속수무책’

자료 위변조 의혹, 부실자산에 투자
NH투자증권 “자산 회수 최선”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환매연기되며 증권업계로 불똥을 튈지 긴장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환매연기되며 증권업계로 불똥을 튈지 긴장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환매연기되며 증권업계로 불똥이 튈지 긴장하고 있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주된 편입 대상으로 삼은 사모펀드가 환매 중단된 가운데 총 환매 중단액 규모가 5천 억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법적으로 사모펀드의 부실불법운용을 감시, 견제할 장치가 없어 판매사가 이번 환매연기에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펀드 명세서상 자산과 다른 자산 편입 확인


19일 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18일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25호, 제26호'에 대한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 펀드의 주요 편입자산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이 발주한 건설공사 매출채권이다. 만기는 18일이다. 환매가 중단된 25•26호 펀드의 규모는 380억 원 수준이다.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의 매출채권을 편입한다는 안정성을 내세워 증권사 지점에서 시중금리+알파를 추구하는 자산가 중심으로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NH투자증권에 만기 연장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 '법률적 사유'라고 밝혔다.

반면 NH투자증권은 환매연기 사유에 대해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펀드가입자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18일 만기가 예정된 해당 펀드의 자산 현황 및 정상 상환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운용사로부터 상환이 유예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운용사에서 제공해 준 자료에 위변조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운용사와 신탁은행을 통해 펀드의 실제 자산 편입 내역을 재차 확인한 결과 이전에 운용사가 제공한 펀드 명세서상 자산과 다른 자산이 편입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운용계획과 다르게 부실자산을 편입한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운용계획대로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 공사를 따낸 건설사나 지차체에 매출채권에 투자해야 하는데, 비상장 기업의 부실채권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를 감추기 위해 옵티머스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펀드 명세서와 계약서를 위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 옵티머스운용은 채권 양수도 계약서와 통지서를 작성한 법무법인이 가짜 서류를 만들었다며, 자신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제도 허점, 판매사 부실, 불법운용 파악 사실상 불가능


금융감독원도 진상조사를 위해 검사를 시작했다. 금감원은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에 검사 인력을 보내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환매 중단 사유와 함께 자산 편입 내역 위변조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문제는 환매중단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소규모로 해당 펀드를 취급한 다른 증권사 판매분까지 감안하면 전체 판매규모는 5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펀드를 4407억 원(판매 잔액 기준)어치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한 펀드도 잔고가 120억 원대 규모로 추정된다. 25•26호 펀드 외에 만기가 남은 나머지 펀드들도 상품구조상 환매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환매연기 사태는 판매사가 아니라 운용사가 절대권한을 갖는 사모펀드제도의 허점을 노렸다는 지적도 있다. 법적으로 판매사가 사모펀드운용사를 감시하고 견제할 장치가 없어 부실, 불법운용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법적으로 사모펀드운용사는 판매사에게 펀드거래에 관련 펀드명세서 등을 주거나 고지할 의무가 없다”며 “사모펀드의 특성상 포지션, 전략 등 일체의 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기 때문에 판매사가 운용사의 부실, 불법운용을 파악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고객자산회수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진상파악을 철저히 해서 회수할 자산은 모두 회수하겠다”며 “고객과 직원에게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옵티머스펀드 투자자는 "PB가 안전하다고 권유해 들어갔다"며 "투자를 권유할 당시 무엇보다 안전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불완전판매의 논란도 예상된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