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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정제마진 13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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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정제마진 13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

코로나19 재확산·수요 부진 영향 등 정제마진 회복 ‘요원’…국제유가는 반등
1분기 재고 손실 타격 입은 정유사 2분기 마이너스 정제마진에 실적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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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뉴시스]
국제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정유사의 수익성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은 마이너스(-)권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평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4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9월 셋째 주 배럴당 10.1달러 최고점을 찍은 뒤 점차 하락해 11월 넷째 주에는 –0.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 3월 둘째 주까지 플러스(+)로 전환했다가 같은 달 셋째 주 –1.9달러까지 급락한 뒤 13주 연속 마이너스 늪에 빠져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첫째 주는 무려 –3.3%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는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국제유가가 30달러 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지난 4월 마이너스를 기록한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의 감산 합의로 회복세로 돌아선 상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방압력을 받고 있지만 최근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이행을 약속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세에서 반등하는 모양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0.88달러) 상승한 38.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는 2.0%(0.8달러) 상승한 41.51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제마진도 오르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달러 선이다. 13주 연속 마이너스 정제마진이 이어지면서 손실행진에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분기 국제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 손실 발생에 이어 2분기에는 마이너스 정제마진 행진으로 인한 손실까지 더해지면서 정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국제유가 하락 국면에서 정유사들은 원유 수송과 정제 공정으로 약 한 달간의 시차가 발생함에 따라 원유 도입 가격보다 싼 값에 제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752억 원 중에서 석유 부문의 적자는 1조 6000억 원으로, 이중 재고 관련 손실은 9418억 원이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도 1분기 적자 중 60% 이상이 모두 재고 손실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2분기 손실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2분기에는 1분기와 같은 최악의 재고 관련 손실이 나타나지 않겠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수요 부진 등에 정제마진이 플러스를 넘어, 4달러 선까지도 오르지 못할 것이란 예측과 함께 하반기에는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SK증권은 “미국 산유량 하락에도 원유 재고는 계속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제마진은 4월부터 동반 급락해 현재 사상 최저인 제로 수준에 머물러 있고 유동성과 투자심리로 인한 단기 유가상승 있었으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여전히 최악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제 유가가 최근 빠르게 상승하며 6월 배럴당 35달러 이상 유지 되는 유가 회복 기조는 기대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실질적인 수요 회복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가별로 봉쇄조치를 해제로 하늘길이 열렸지만 여객 등 실수요자가 늘어나지 않는데다 경기 하락 국면에서 제품 소비도 발이 묶여 있다”며 “코로나19 추이는 2분기뿐 아니라 3분기 정제마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