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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본확충 경쟁 후끈...목적은 각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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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본확충 경쟁 후끈...목적은 각양각색

덩치키우기아니라 재무구조개선에 초점
교보, 메리츠증권 최대주주 지원의지 확인

최근 증권사의 자본확충이 중소형사 중심으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증권사의 자본확충이 중소형사 중심으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증권사의 자본확충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자본확충 목적은 과거에 사업확대 차원의 덩치키우기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에는 당국의 규제에 대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시장에서 덩치키우기가 아니라 규모에 걸맞은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이투자·교보증권, 자본확충에 1조 원 중대형증권사 발돋움


증권사의 자본확충 경쟁이 거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본확충을 진행하거나 결정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교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7개사다.

이들 증권사의 자본확충 목적은 크게 증자를 통한 사업확대와 재무구조개선으로 나눌 수 있다. 직접목적은 아니지만 최대주주의 지원에 대한 의지도 확인할 수 있는 것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는 증자를 통한 사업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본확충으로 자기자본 1조 원 벽을 넘은 하이투자증권이 대표사례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217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방식은 주주배정(1175억 원)과 제3자배정 방식(1000억 원) 등을 병행했다. 지난 상반기 증자를 완료하며 자기자본은 1분기 기준으로 8224억 원에서 1조59억 원으로 늘었다.

하이투자증권은 늘어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사업확대를 꾀하고 있다. 종합자산관리서비스뿐만 아니라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회사채 인수 등 투자은행(IB)과 관련된 기업금융서비스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교보증권도 최근 유상증자발표로 자기자본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교보증권은 16일 약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는 보통주 2865만3296주이며 발행가액은 1주당 6980원이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내달 9일이다. 유상증자를 마치면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 3월말 기준 9437억 원에서 1조1437억 원으로 껑충 뛴다.

하이투자증권과 다른 점은 목적을 재무구조 개선에 뒀다는 사실이다. 교보증권은 증자완료 뒤 자본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순자본비율(신NCR)은 지난 1분기 기준 420.15%에서 563.64%로 좋아진다. 신용등급의 상향에 따른 영업활성화와 조달비용 절감도 기대대목이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대주주지원에 대한 의지의 확인이다. 이번 유증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이 신주를 전부 인수한다. 증자가 끝나면 교보생명의 교보증권 지분비율은 기존 51.63%에서 73.06%로 뛴다. 최대주주가 제3 배정방식에 따른 100%로 인수로 확실한 지원의지를 보이며 교보증권의 매각설은 일단락됐다는 평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증자로 수익확대의 바탕이 마련했다”며 “최대주주가 자본확충으로 시장에 확고한 지원의지를 밝히며 매각설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재무구조개선에 구NCR논란 해소


메리츠증권도 자본확충의 목적은 교보증권과 비슷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6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2017년 6월 748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3년 만이다. 규모는 2000억 원이다. 방식은 3자 배정방식으로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가 모두 인수한다. 주식취득 뒤 메리츠금융지주의 메리츠증권 지분율은 32.36%에서 44.53%로 늘어난다.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췄다. 최근까지 메리츠증권은 낮은 구순자본비율(NCR)로 신용평가사로부터 끊임없이 공격을 받았다. 구NCR은 영업용순자본비율로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구한다.

일부 신용평가사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도 그룹통합감독에서 구NCR를 적용하자 메리츠증권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메리츠증권의 구NCR은 현재 151.3% 수준으로 과거 당국의 기준으로 보면 경영개선권고 대상에 근접했다. 유상증자 완료 이후 구NCR은 151.3%에서 159.7%으로, 신NCR은 기존 903.6%에서 1052.2%로 뛴다. 재무건전성 강화의 빌미를 제공한 구NCR의 논란이 해소된 셈이다.

메리츠증권측은 최대주주 지원의지의 확인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제3자 배정방식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부담을 안주고 최대주주의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냈다”며 “코로나19 정국에서 최대주주가 책임경영을 표현하며 주주가치강화 등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자기자본 4조 원이 이상인 초대형IB(투자은행)을 노려 자본확충을 한 케이스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3월 약 50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완료했다. 자기자본은 지난 1분기말 기준으로 4조337억 원에 이른다. 초대형 IB로 신청을 한 뒤 발행어음 사업을 위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할 전망이다.

단 코로나19에 경색된 시장에서 급하게 초대형IB 인가에 나설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초대형IB 인가관련 세부일정은 잡히지 않았다”며 “코로나19에 시장전체가 위축되며 시장상황에 따라 초대형IB도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묻지마’ 덩치키우기가 아니라 자본확충이 수익성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확충의 주요 이유인 IB업무가 코로나19에 올스톱된 상황에서 늘린 자본으로 어떻게 수익을 낼지 의문"이라며 “자본을 늘리더라도 투자처를 찾지 못해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