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뉴욕증시] "연준 회사채 매입, 사상유례 없는 주식 거품 만든다"

공유
5

[뉴욕증시] "연준 회사채 매입, 사상유례 없는 주식 거품 만든다"

이자 못내는 '좀비기업' 코로나 위기 동안 2배 폭증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회사채 매입이 주식 거품을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회사채 매입이 주식 거품을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회사채 매입이 사상 유례 없는 연준발 주식 거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연준이 지난주 회사채 직접매입 방침을 밝히면서 자산 거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연준은 현재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인 연준의 회사채 매입을 연준이 직접 개별 회사채를 사들이는 직접 투자 방식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의 발표는 주식시장 상승세에 다시 힘을 보탰지만 거품 논란 역시 높이고 있다.

유명 애널리스트인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창업자는 22일 일간 시장분석 노트에서 "연준의 충격 요법이 놀라우리만치 잘 먹혀들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연준이 정말 더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3월 연준의 거듭된 시장 개입이 금융시장에서 공포를 몰아내는데 큰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추가 개입은 과연 꼭 필요한 것이었는지, 거품만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야데니는 "목표는 신용시장의 유동성을 재확보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런 면에서는 활실히 잘 기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연준이 계속해서 시장에 유동성을 쏟아부으면 연준이 결국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거품을 만들어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심각한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와중에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이미 1조 달러를 돌파했고, 지금 같은 기조가 이어지면 작년 발행 규모의 2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연준이 회사채를 대규모로 사들인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연준이 사들인 회사채 규모는 6조7000억 달러 시장에서 '새발의 피' 수준인 70억 달러 규모에 불과하다.

게다가 9월말로 끝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준이 계획하는 매수 물량은 7500억 달러가 안넘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앞다퉈 채권을 발행하면서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경우 심각한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몰아닥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애덤 슬레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분적으로 회사채 발행 증가는 기업들이 은행 대출, 정부 대출, 기타 재원을 통해 신용을 끌어다 쓸 수 있음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개"라고 평가했다.

슬레이터는 이어 "그러나 앞서 경고했듯이 부채 증가는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다"면서 "특히 경기회복이 더디고 굴곡이 심한 것으로 나타나면 위험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회사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거품 우려를 높이는 또 다른 배경이다.

옥스퍼드에 따르면 이런 좀비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기간 2배 폭증해 32%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진 점도 우려를 자아낸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21.9배이다. 앞으로 1년간 예상되는 수익의 21.9배 수준에서 주식이 거래된다는 것을 뜻한다.

팩트셋트에 따르면 이는 최소 18년만에 최고 기록이자 닷컴거품이 붕괴하던 당시인 2000년 3월 24일 24.4배에 근접한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주식시장의 지나친 밸류에이션과 기업 부채 급증을 우려하기는 했지만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지금의 정책기조 유지를 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16일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연준이 "채권시장을 마치 코끼리처럼 뛰어다니면서" 쑥밭을 만들지는 않겠다면서 채권매입 기조를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연준이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추락한 정크본드인 이른바 '타락천사'를 사들이는 것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야데니는 타락천사 채권은 매수자나 발행자 모두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연준이 부양에 나서고 있다면서 "연준이 도덕적해이(모럴 해저드)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