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주택시장 ‘래미안 부활’ 이끌다

공유
2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주택시장 ‘래미안 부활’ 이끌다

재건축재개발시장 5년 만에 복귀, 강남 핵심 시공권 잇달아 수주 '래미안 파워' 과시
코로나19에도 1분기 실적도 호조…"브랜드 뉴컨셉트, 수익성 개선 노력 결실" 평가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이 지난달 20일 반포3주구 홍보관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이 지난달 20일 반포3주구 홍보관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한때 '래미안 철수설' 등 주택사업 위기설이 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최근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5년 간의 도시정비 수주시장 공백에도 대한민국 대표 부촌인 강남지역 재건축사업의 시공권을 연달아 따내며 '저력'을 확실하게 입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강남 핵심 재건축사업지인 반포 일대에서 잇따라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월 공사비 2400억 원 규모의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 이어 지난달 8087억 원에 이르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시공권을 확보하는 등 올해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1조 487억 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삼성물산이 올들어 거침없이 도시정비사업 수주 행진을 하는 데는 건설부문 이영호 사장의 역할이 컸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0년대 초반까지 서울·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에서 활발한 수주활동을 벌이다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재건축 수주를 마지막으로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모습을 감췄다.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발생하는 혼탁하고 과열된 수주전 분위기가 그룹의 준법경영 기조와 맞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삼성물산의 도시정비사업 철수는 곧바로 회사의 실적 감소로 나타났다. 2014년까지만 해도 연간 13조 원에 이르던 삼성물산 주택 수주액은 2016년 말 10조 원가량 급감했다.

지난 2018년 초 취임한 이 사장은 취임 이후 국내 아파트 시장을 선도해 온 '래미안'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도시정비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이 사장은 도시정비 수주전 복귀를 결정하고 지난해 11월 '래미안'의 새 콘셉트 '넥스트 래미안 라이프(Next Raemian Life)'를 야심 차게 선보였다.

이후 삼성물산은 정비사업 복귀 1호 사업장으로 신반포15차를 낙점하고, 수주활동을 적극 벌여왔다. 지난 3월 시공사 입찰 당시 신반포15차 조합에 입찰보증금 500억 원과 제안서를 가장 먼저 제출하고, 삼성전자 IoT(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비롯해 삼성SDS, 삼성웰스토리, 에스원 등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하는 계획을 밝혔다. 2차 시공사 합동설명회에 이 사장이 직접 참여할 정도로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 이 사장은 "주민들에게 약속한 사항을 100% 지켜 반포의 중심에서 가장 빛나는 단지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여세를 몰아 삼성물산은 지난달 말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시공권도 품에 안았다. 반포3주구는 공사비만 8000억 원이 넘는 대형 재건축사업이다.
삼성물산은 반포 핵심 재건축 시공권을 연거푸 쓸어 담으면서 반포지역에만 약 9500여 가구 규모의 '래미안 타운'을 건설할 수 있게 됐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반포3주구 일대에는 반포 일대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 잡은 '래미안 퍼스티지 (반포주공2단지 재건축)'와 올해 분양을 앞둔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재건축)'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잇단 성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240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9.2%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이영호 사장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효과를 나타낸 결과라고 시장은 평가한다.

수주잔고도 늘었다. 건설 부문의 1분기 수주잔고는 27조 840억 원으로 전년 동기(26조 1610억 원)에 비해 1조 원가량 늘었다. 1분기 2조6150억 원 신규 수주를 거둬 올해 수주 목표 11조1000억 원의 23%가량을 달성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최근 3개월 새 1조 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 물량을 확보하면서 상반기 실적에 긍정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도 반포 등 서울 주요 핵심 재건축·재개발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물산의 상품, 기술력, 서비스 역량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