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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중 경제 '디커플링' 현실적으로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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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중 경제 '디커플링' 현실적으로 불가능

미국과 중국 경제는 '디커플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 경제는 '디커플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통상·산업정책국장이 중국 경제와 디커플링(결별)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실제 미 행정부가 이를 실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로이터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밀리면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대중 강경 카드를 다시 꺼내들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가능치 않고 트럼프 자신을 비롯해 측근들도 이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쁜 경찰, 좋은 경찰'로 나눠 중국을 압박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압력 솥의 김을 빼줘 상황 악화를 막는, 강온 양면을 통해 표심을 잡으려는 국내 정치용이라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가장 강한 발언을 내놓은 것은 역시 트럼프였다.

그는 지난주 '중국과 완전한 디커플링'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의회에서 디커플링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답한 것을 뒤집는 발언이었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대중 강경 노선을 선거 전략의 하나로 채택하고 있고, 백악관은 중국이 미국인 12만여명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불렀다고 비난해왔다.

22일 밤에는 트럼프의 통상 자문이자 핵심 대중 강경파인 나바로 국장이 폭스뉴스 채널과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 시장을 공포에 떨게 했다. 나바로는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미 주식 선물은 폭락했고, 안전자산 달러 가치는 급등했으며 시장 변동성은 급격히 높아졌다.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자 나바로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는 22일 밤 자신의 발언이 미중 간 코로나19 발원과 관련한 신뢰 결핍에 대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도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미중 무역협상은 안전하다고 못박았다.

트럼프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중국이 노련한 협상가라고 칭찬하며 진화에 나섰다. 커들로 위원장은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실제로 정교한 전략으로 승리했다"고 추켜세웠다.

로이터는 현실 세계의 흐름 역시 디커플링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우선 미중 교역은 지난 1월 양국간 '1단계 무역합의' 이후 코로나19로 잠깐 감소세를 보였지만 다시 확대되고 있다.

미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4월 대중 수출 규모는 86억 달러로 증가해 10년 만에 월간기준 최저를 기록했던 2월의 68억 달러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규모도 크게 늘었다. 대중 수입은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3월 198억 달러에서 4월에는 311억 달러로 급격히 회복했다.

미국의 농산물 수출도 늘고 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대두 수출은 4월 42만3891톤에 달해 3월 수출물량 20만8505톤의 2배가 넘었다.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최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의지는 확고하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라이트하이저는 지난주 무역합의에 따른 중국의 100억 달러 구매 약속이 이뤄졌다면서 이 가운데에는 1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면화 수입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양국간 막대한 투자도 결별이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웅변하고 있다.

최근 로디엄 그룹 연구에 따르면 미 기업들이 올해 1분기에 공개한 대중 신규 직접투자 규모는 23억 달러에 달한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작년 분기 평균치보다 소폭 둔화된 데 그치고 있다.

이는 미 기업들이 중국 시장 비중을 줄이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자문인 통상 전문가 빌 라인슈는 미국과 중국 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데 2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면서 디커플링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지만 이는 트럼프 때문이 아니라 중국의 임금 상승, 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차별 때문이라면서 "중국에 남아 있고, 중국 시장에서 활동을 한다면 그 곳을 떠나서는 활동할 수 없기 때문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라인슈는 "대통령이라고 단순히 모든 이에게 귀국하라고 명령할 수는 없다"면서 "기업들은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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