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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매각시계' 종료 코앞…‘희망고문’ 당하는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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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매각시계' 종료 코앞…‘희망고문’ 당하는 근로자

오는 29일 거래 종료일 앞두고 ‘체불임금’ 접점 못찾는 ‘제주-이스타’
시간은 흐르는데 직원들 ‘생활고’ 가중…결국 매각가 100억 낮춘 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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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뉴시스]


오는 29일 인수합병(M&A) 거래 종료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간 인수 협상이 난항에 빠졌다. 체불임금을 놓고 제주항공간 이스타항공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인수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근로자 등 직원들은 생계유지 문제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체불임금뿐 아니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의 적정성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5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6월 현재까지 이스타항공 체불임금 규모는 250억 원에 달한다. 급여를 받지 못한 직원만 1600명에 이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국제선 ‘셧다운’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임직원들의 급여 일부만 지급했고, 3월부터는 아예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체불임금을 놓고 평행선을 긋고 있다. 이스타항공측은 체불임금 일부를 제주항공과 나눠 공동 부담하자는 반면 제주항공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당장 오는 29일로 예정된 거래 종료 시한내 임금 체납 문제 해결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양사간 합의하에 기한을 3개월 연장할 수 있지만 250억 원에 더해 매달 50억 원의 체납임금이 발생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이스타항공이 당초 매각가보다 인수 금액을 100억 원 낮추겠다고 제주항공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이 이를 수용할 경우 이스타항공의 최종 인수 가격은 435억 원으로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 지분 51.17% 매각 조건으로 695억 원으로 합의했다가 코로나19 영향에 지난 3월 545억 원으로 매각 대금을 낮췄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측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난항에 빠졌던 인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늦어지면서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회사가 정상화 될 수 있다는 희망공문에다 생활고까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최근 이스타항공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공개, “연금미납으로 대출이 막혀, 적금 해지나 가족이나 친척에게 손을 벌려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며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경우도 상당수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가정불화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직원들 대부분 수개월째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퇴직금도 받기 어려워 일찍 명예퇴직을 한 직원들을 부러워 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거래 종료 기한을 며칠 남겨둔 만큼 상황 반전도 배제할 수 없지만 제주항공이 인수 포기를 선언하게 되면 이스타항공의 독자 생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분기 기준 자본은 마이너스(-)1041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이 길어지면서 항공운항증명(AOC)효력도 정지돼 국제선 운항도 불가능한 상태다. 체불임금 이외에도 리스료 등 고정비용도 내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포기하든지 인수를 하든지 조속히 마무리해야 다음 수순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결론을 빨리내는 것이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고통을 그나마 덜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