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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 올림푸스, 84년 역사 카메라 사업 접는다…스마트폰 영역확장에 갈 길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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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 올림푸스, 84년 역사 카메라 사업 접는다…스마트폰 영역확장에 갈 길 잃어

일본 올림푸스가 24일 카메라 사업을 접고 현미경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때 명성을 구가하던 카메라 제품 라인 업..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올림푸스가 24일 카메라 사업을 접고 현미경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때 명성을 구가하던 카메라 제품 라인 업..

세계적 카메라 메이커였던 일본의 올림푸스(Olympus)가 84년의 역사를 가지는 카메라 사업을 매각하게 되었다고 24일 발표했다. 올림푸스는 최대한 노력했지만, 매우 어려운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고 실토하고,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카메라 시장이 축소된 것이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3년간 영업적자를 냈다.

■ 1970년대에 세계적 인기 구가

현미경 메이커였던 올림푸스는 1936년에 최초의 카메라 ‘세미 Olympus I’를 제조했다. 이 제품은 아코디언처럼 움츠러드는 주름이 있었으며 당시 일본인 평균 월급보다 훨씬 비쌌다.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카메라 개발을 계속해 시장 점유율로 톱을 다투는 메이커로 성장했다.

영국 잡지 ‘아마추어 포토그래퍼’의 나이젤 애서튼 편집장은 “Olympus 카메라에 대한 애착은 매우 깊었으며 곧바로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영국에서는 1970년대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베일리, 리치필드 경 등이 등장한 TV 광고로 한창 인기를 누렸다.

“당시 카메라는 혁명적이었다. 매우 작고, 매우 가볍고, 디자인은 아름다웠고, 고품질의 렌즈를 갖추고 있었다”라고 애서튼 편집장은 되돌아 봤다. 또 “오토 포커스 등 신기술에 시달린 시기도 있었지만, 팬들은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카메라에도 일찌감치 적응하면서 다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후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진에 그리 진지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개발했다. 셔터를 누르기만 하는 카메라보다는 본격적인 것을 원하지만 디지털 일안리플렉스는 싫다는 사람들을 겨냥했다. “하지만 그 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스마트폰에 삼켜져 사라져 버렸다”라고 애서튼 씨는 말한다. 최근 카메라 시장은 급격히 축소되고 있으며 2010~2018년 기간 84%까지 매출이 줄었다는 추정도 있다.

■ 스마트폰 기술 확장 대응 못해

더불어 애서튼 씨는 “Olympus에 매우 불만을 느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잘못된 결정과 판단 실수를 거듭하면서 막다른 골목으로 빠져 버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사례로서 비디오 분야에서 타사에 뒤졌던 것을 꼽았다. 게다가 2011년에는 간부 등이 관여한 부정 회계가 발각되기도 했다.

올림푸스는 현재, 카메라 사업을 투자 펀드인 ‘일본 산업 파트너즈’(JIP)에 매각하는 것과 동시에 ‘주이코(Zuiko)’ 렌즈 등의 브랜드가 향후 신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림푸스는 성명을 통해 협의가 결정될 때까지는 지금까지 대로 사업을 계속한다고 설명하고 “JIP 아래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올림푸스의 제품을 애호하는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과 그를 위해서 일하는 종업원에게 있어서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기업으로서의 올림푸스는 향후도 존속한다. 현미경의 제조는 계속하고 있어 내시경 등의 과학 의료 기기에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